인허가 늪 빠진 증축형 대신 ‘일대일’ 승부수
원펜타스 등 인근 단지들과 래미안 타운화
10월 총회 거쳐 삼성물산 시공사 선정 예정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서울 서초구 반포푸르지오가 삼성물산이 리모델링 시장의 판도를 바꾸기 위해 야심 차게 선보인 '넥스트 리모델링' 첫 번째 주인공으로 낙점됐다. 빠른 사업 진행을 원하는 조합 의지와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에 대한 높은 선호도가 1호 단지가 될 수 있던 이유다.  

   
▲ 삼성물산의 넥스트 리모델링으로 정비사업에 나선 서울 서초구 반포푸르지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반포푸르지오를 '넥스트 리모델링' 1호 사업지로 선정했다.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 조합이 최근 삼성물산을 시공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결과다. 삼성물산은 반포푸르지오 외벽에 '최초의 넥스트 리모델링을 기대해 주십시오'라는 문구가 담긴 걸개를 내걸며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넥스트 리모델링이란 기존 아파트의 지하와 지상 구조체(골조)를 유지하면서, 공용부 내·외부 마감재와 설비 시스템을 교체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기존 재건축·재개발이나 가구수를 늘리는 기존 리모델링 공법들과 비교해 인허가와 공사 기간을 포함한 사업 기간이 짧고 안정성이 높다. 

지난해 8월 넥스트 리모델링을 선보인 삼성물산은 지금까지 반포푸르지오 포함 서울, 부산, 광주 등 12개 단지와 파트너십을 맺고 1호 사업지를 물색했다. 지난 3월 열린 반포푸르지오 시공사 현장설명회에 두 차례 모두 단독 참여하며 수주 의지를 드러냈다. 넥스트 리모델링 적용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기술적 조건이 필요한데 반포푸르지오가 딱 맞았다는 게 삼성물산의 설명이다. 

삼성물산은 무엇보다 조합의 강력한 사업 추진 의지를 높이 샀다. 최문영 반포푸르지오 리모델링 조합장은 "주변에 신축 재건축 단지들이 속속 들어서는데 우리 아파트만 낡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포푸르지오는 2000년에 준공돼 재건축 연한인 30년이 도래하지 않아 재건축 대신 리모델링을 추진했다. 

이어 최문영 조합장은 "리모델링을 가장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결과 우리 조합에는 삼성물산의 넥스트 리모델링이 적합했다"고 밝혔다.

반포푸르지오는 가구 수를 늘리는 '증축형 리모델링' 대신 가구 수가 그대로 유지되는 '일대일 리모델링' 방식을 택했다. 무리하게 증축을 시도하다 인허가와 분담금 문제로 수년째 사업이 멈춰 서 있는 인근 단지들의 사례를 반면교사 삼은 결과다. 복잡한 심의 과정을 줄이고 넥스트 리모델링을 통해 공사 기간을 단축, 실질적인 주거 가치를 빠르게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최 조합장은 "안전기준이 까다로운 리모델링은 인허가가 매우 복잡하다"며 "서초구에만 리모델링 조합이 12개나 있는데 대부분 증축형으로 상당수가 인허가 과정에서 난맥에 빠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조합은 빠르게 리모델링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었고 마침 삼성물산이 넥스트 리모델링을 개발해 손을 맞잡게 됐다"고 덧붙였다.

반포푸르지오 소유주들이 삼성물산을 환영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삼성물산의 아파트 브랜드 '래미안'도 있다. 단지 인근에는 이미 '래미안 원베일리', '래미안 원펜타스', '래미안 퍼스티지' 등 삼성물산이 재건축한 하이엔드 단지들이 포진해 있다. 하루라도 빨리 이웃 단지들과 함께 래미안 타운의 일원이 되자라는 열망이 강했다. 

최 조합장은 "넥스트 리모델링을 선택한 이유 중에는 조합원이 래미안을 선호하는 점도 있다"며 "반포는 삼성을 좋아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반포푸르지오 조합은 오는 10월경 총회를 통해 삼성물산을 시공사로 선정할 계획이다. 이후에는 삼성물산의 협력과 넥스트 리모델링 특유의 빠른 공정 관리를 통해 사업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반포푸르지오가 빠르게 리모델링을 완료한다면 속도와 브랜드,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노후 단지들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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