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릿고개 넘는 주류업계…다변화·수출 ‘투트랙’ 속도
수정 2026-04-04 09:50:23
입력 2026-04-04 13:50:00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주류시장 침체에 하이트진로·롯데칠성·오비맥주 역성장
저도주·무알코올·RTD 등 제품 포트폴리오 전면 재편
‘K소주·맥주’ 해외 시장 공략도 착착…”내수 한계 극복”
저도주·무알코올·RTD 등 제품 포트폴리오 전면 재편
‘K소주·맥주’ 해외 시장 공략도 착착…”내수 한계 극복”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내수 부진과 헬시플레저 트렌드 확산으로 이중고를 겪는 주류 업계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며 체질 개선에 나섰다. ‘즐기는 음주’로 바뀐 주류 소비 문화에 대응해 제품군 전열을 가다듬고, 해외 시장 개척으로 신영토를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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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이트진로 수출용 '진로' 제품./사진=하이트진로 제공 | ||
4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 등 국내 주요 주류기업들은 지난해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건강에 대한 관심 확대로 주류 소비량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고, 음주 문화 변화로 주력 제품인 소주와 맥주 등 판매가 타격을 입은 영향이다. 여기에 고환율, 원자재가 부담 등이 더해지며 수익성까지 악화됐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대비 3.9% 감소한 2조4986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7.2% 줄어든 1721 원을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주류부문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7.5%, 18.8% 감소했다. 비상장사인 오비맥주는 아직 실적을 공시하지 않았지만, 오비맥주 모기업인 AB인베브는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한 자릿수 판매량 감소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국내 주류시장 저성장이 고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내수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인구 감소와 주류 음용 트렌드 변화로 술 소비량이 반등하긴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특히 와인과 위스키, 칵테일과 하이볼 등으로 수요가 분산되면서 주력 제품인 소주·맥주 성장은 한층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주류기업들은 주류 소비 문화 변화에 대응해 제품 라인업을 전면 재편하고 있다. 소주 시장에서는 저도주 트렌드를 따라 ‘16도’의 벽이 허물어졌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2024년 15.5도 저도주 신제품 ‘진로 골드’를 선보인 데 이어,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1월 ‘새로’를 리뉴얼하며 알코올 도수를 15.7도로 낮췄다. 다시 하이트진로가 15.7도 ‘진로’로 맞불을 놓는 등 소주 도수는 경쟁적으로 낮아지는 분위기다. 하이트진로는 증류식 소주 브랜드 ‘일품진로’를 통해 시장 다변화도 모색하고 있다.
‘가벼운 음주’ 수요를 겨냥해 무알코올 맥주와 칼로리를 낮춘 라이트 맥주 제품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오비맥주는 기존 ‘카스 0.0’, ‘카스 레몬 스퀴즈 0.0’ 등 논알코올 맥주 라인업에 알코올·당류·칼로리·글루텐을 모두 뺀 ‘카스 올제로’를 추가하고 판매 채널을 확대 중이다. 하이트진로도 ‘하이트0.00’에 이어 ‘테라 제로’를 선보이며 무알코올 맥주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양사는 ‘카스 라이트’와 ‘테라 라이트’를 앞세워 라이트 맥주 저변도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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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칠성음료 '순하리진' 신제품 2종./사진=롯데칠성음료 제공 | ||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믹솔로지 트렌드’와 RTD(Ready to Drink) 수요 증가에 대응한 제품군도 확대 중이다. 롯데칠성음료는 기존 과실탄산주 브랜드를 ‘순하리진’으로 통합해 재정비하고, 신제품 ‘순하리 유자진’, ‘순하리 상그리아진’을 선보였다. 2021년 출시한 ‘순하리 레몬진’이 연평균 34%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수요를 확인한 만큼 시장 공략에 한층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하이트진로도 수출용 신제품 ‘멜론에이슬’을 선보이며 과일 리큐르 제품군을 강화했다.
내수 시장 한계를 넘기 위한 해외 영토 확장도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진로의 대중화’를 내걸고 세계 시장에서 ‘K-소주’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올해 글로벌 전략 국가를 기존 8개국에서 17개국으로 확대하고, 베트남 공장 완공을 통해 글로벌 공급망 구축 및 현지화 전략을 강화한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2030년까지 소주 해외 매출 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롯데칠성음료는 과일소주 ‘순하리’와 ‘새로 살구·다래’를 앞세워 수출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 몽골에서는 맥주 ‘크러시’ 수출이 90% 증가하는 등 유통망을 확대하며 ‘K-맥주’ 저변을 넓히는 중이다. 오비맥주도 지난해 수출용 자체 소주 브랜드 ‘건배짠’을 론칭한 뒤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제품을 수출 중이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건강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고 경기 침체 불안도 커지는 등 올해도 국내 주류 시장은 힘든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에서는 트렌드에 맞게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하며 소비 감소에 대응하고,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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