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10원 돌파하며 항공·화학 원가 직격탄
자원 수입·제품 수출 취약성 노출하며 업종별 명암 뚜렷
[미디어펜=홍샛별 기자]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이 1510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원가 부담이 급증한 항공과 화학 업종은 직격탄을 맞은 반면 정유와 조선 업종은 반사이익을 누리는 등 수출 산업계 전반에 극명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장기화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고 원·달러 환율이 1510원을 넘어서면서 국내 수출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5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쟁 발발 전 6000선을 넘보던 코스피 지수는 유가와 환율 충격에 크게 휘청인 후 지난 3일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전 거래일 대비 2.74% 상승한 5377.30으로 마감하며 537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역시 0.70% 오른 1063.75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가 다소 숨을 고르고 있으나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최근 배럴당 109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11달러를 돌파하는 등 고유가 기조는 여전히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 이에 더해 원달러 환율마저 1510.10원까지 치솟으면서 자원을 수입해 제품을 수출하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고스란히 노출되고 있다.

고유가와 고환율의 삼중고 속에서 가장 짙은 먹구름이 낀 곳은 단연 항공주다. 유류비가 전체 영업비용의 30% 안팎에 달하는 대형 항공사들은 1510원대를 돌파한 고환율 이중고까지 겹치며 당장 1분기부터 심각한 수익성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기초유분을 수입해 가공하는 석유화학 업계 역시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실적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수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자동차 업계도 유가 급등에 따른 해상 물류비 상승은 물론 글로벌 소비 심리 위축으로 신차 수요가 둔화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반면 정유주와 조선주는 거대한 유가 폭탄 속에서도 뚜렷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국내 주요 정유사들은 미리 사둔 원유의 재고평가이익 증가와 정제마진 개선 효과를 거두고 있으며 조선 업계의 경우 고유가 국면 진입으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의 해양 플랜트 발주가 재개될 것이란 기대감이 높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3주 내 종전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이란이 미군 전투기와 첨단 드론 MQ-9을 격추하는 등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지정학적 위기감은 오히려 고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고유가와 고환율이 글로벌 거시경제 전반에 미치는 구조적 영향에 주목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단기적인 이슈를 넘어 기업들의 원가 통제력과 판가 전가 능력에 따라 올해 전체 수출 농사의 성패가 결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