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듈러, 현장 적용은 느는데…여전한 문턱에 ‘지지부진’
수정 2026-04-06 11:13:29
입력 2026-04-06 11:13:30
조태민 기자 | chotaemin0220@mediapen.com
공공은 공급 확대·민간은 부분 모듈화 확장…원가·제도 장벽에 확산 속도 제한
[미디어펜=조태민 기자]모듈러 건설이 공공주택과 설비 등 실제 현장에 점차 적용되며 기술 검증 단계를 넘어서고 있지만,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는 속도는 여전히 더딘 모습이다. 기술 자체보다 원가 구조와 발주·금융 체계가 이를 충분히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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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일 업계는 모듈러 건설이 공공과 민간에서 적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높은 공사비와 기존 발주·금융 구조로 산업 확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이미지생성=제미나이 | ||
6일 업계에 따르면 모듈러 건설이 공공 부문에서는 실증 단계를 넘어 공급 물량을 늘리며 수요 기반을 넓히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해 1000가구 이상 모듈러 주택을 공급한 데 이어 올해 2076가구, 내년 3000가구 이상으로 공급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올해는 포천송우2 A1BL 754가구, 고양창릉 A3BL 822가구, 남양주왕숙2 A10BL 500가구 등을 통합공공임대주택 방식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포천송우2 A1BL은 단지 전체에 100% 모듈러 공법을 적용해 공기 단축과 공정 효율을 검증하는 사업으로 꼽힌다.
경기주택도시공사(GH)도 최근 ‘GH 브릿지 2030 행동계획’을 통해 모듈러 주택을 매년 1000가구 규모로 신규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하남교산 A1BL 400가구, 서안양·의정부3동 우체국 복합부지 462가구 등 구체적인 대상지도 제시했다. 공공 부문에서는 단순 실증을 넘어 실제 공급 물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모습이다.
민간에서는 전면 모듈러보다 적용 문턱이 낮은 ‘부분 모듈화’가 먼저 움직이는 양상이다. 현대건설은 인천 연수구 힐스테이트 송도 센터파크 현장에 모듈러 엘리베이터 1기를 시공했다. 주요 구조물과 설비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적층하는 방식으로, 현장 적층 기간은 이틀에 불과했고 일반 엘리베이터 시공보다 작업일을 약 40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골조 마감 이후 좁은 승강로 안에서 이뤄지는 고층 작업과 화기 작업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전성과 시공 효율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방식으로 평가된다. 이는 모듈러가 주택 전체를 짓는 방식뿐 아니라 설비·부품 단위로도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곧바로 산업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점이다. 업계가 가장 먼저 거론하는 것은 높은 공사비다. 모듈러 공법은 기존 방식보다 약 30% 높은 공사비가 드는 반면, 발주 기준과 지원 단가는 여전히 기존 공법 중심에 머물러 있어 사업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공장 제작과 운송, 조립까지 포함된 비용 구조를 반영할 원가 인정 체계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건정연)에 따르면 모듈러 건축은 기존 건설 규제 및 기준과 충돌하는 지점이 적지 않고, 발주 물량 부족으로 높은 공사비 문제가 이어지면서 기술 투자 확대에도 제약이 따르는 구조다. 표준화 기준과 원가 산정 방식, 감리·품질관리 체계 정비 필요성이 함께 제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금융 지원이 융자 중심에 치우쳐 초기 투자 부담이 크고, 분양가상한제 환경에서는 민간 사업자가 추가 공사비를 회수하기 어려워 확산 구조가 제한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건정연 관계자는 “지금은 기술이 없어서 못 하는 단계라기보다 산업을 키울 수 있는 가격·발주 구조가 아직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는 단계에 가깝다”며 “지속적인 공공 물량과 함께 원가 인정, 금융 지원, 표준화 체계가 같이 가야 민간도 본격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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