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호은행 필요" vs "부실만 초래"…제4인뱅 설립 찬반 팽팽
수정 2026-04-06 13:40:12
입력 2026-04-06 13:40:14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당국 "자본조달, 건전성 관리 선결돼야…많은 의견 수렴할 것"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제4인터넷은행 설립이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의 인가 불허가 결정 이후 6개월 이상 표류하고 있다. 당시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후보들을 심사했던 전문가들은 장고 끝에 최종 4개 컨소시엄 후보군을 '자격조건 미달'이라는 이유로 일제히 퇴짜를 놨다. 후보자들이 대체로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였고, 제출한 자료도 불충분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제4인뱅을 둘러싸고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제4인뱅을 설립해야 한다는 '설립 찬성론'과 추가 은행 설립이 자칫 더 큰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립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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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인터넷은행 설립이 지난해 9월 금융당국의 인가 불허가 결정 이후 6개월 이상 표류하고 있다. 당시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후보들을 심사했던 전문가들은 장고 끝에 최종 4개 컨소시엄 후보군을 '자격조건 미달'이라는 이유로 일제히 퇴짜를 놨다. 후보자들이 대체로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였고, 제출한 자료도 불충분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제4인뱅을 둘러싸고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제4인뱅을 설립해야 한다는 '설립 찬성론'과 추가 은행 설립이 자칫 더 큰 부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설립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사진=미디어펜 류준현 기자 | ||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민병덕·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의실에서 '중단된 제4인터넷뱅크, 재추진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인뱅 3사, 메기효과 미흡…기준 재추진해야
이날 발제를 맡은 송민택 한양대 경영전문대학원 겸임교수는 기존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에 대해 "메기효과가 미흡했다"며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당국 요구에 따라 3사가 시행한 중금리대출의 경쟁 효과는 제한적이고, 대출 포트폴리오마저 가계대출로 쏠린 까닭이다.
아울러 인터넷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은 약 6조 1000억원(카카오 3조 1000억원, 케이 2조 4000억원, 토스 1조 400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3사의 가계대출 74조 9000억원에 견줘 약 8%에 불과하다. 특히 포용금융 확대로 은행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건전성 부담도 커졌다. 개인사업자도 부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비은행 및 가계대출을 포함한 개인사업자대출 부채는 약 1000조원에 달하며, 은행 기준으로 놓고 봐도 약 460조원에 달한다.
이에 기성 금융권이 외면한 개인사업자·소상공인에게 자금을 공급할 추가 인터넷은행을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정부도 이를 의식해 지난 2024년 11월 29일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을 마련해 신규인가 관련 절차를 추진했고, 지난해 3월 예비인가 신청을 통해 총 4개 컨소시엄(소소뱅크, 소호은행, 포도뱅크, AMZ뱅크)의 신청서를 받았다. 이후 각 분야 민간전문가로 구성한 외부평가위원회(10인)가 지난해 9월 이들 컨소시엄을 심사했는데, 판단 끝에 네 곳 모두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후보자들이 대체로 자금조달의 안정성, 사업계획의 실현가능성에서 미흡한 모습을 보였고, 제출한 자료도 불충분했다는 판단이다.
송 교수는 이 같은 당국의 인가기준이 금융 공급 구조 문제와 별개로 '진입 요건'을 중심으로 판단한 까닭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탈락 리스크를 낮추는 구조로 개편하고, '소호 대출 특화 비즈니스모델'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아울러 ICT 기업의 지분 참여 규제를 합리화하는 한편, 해외 사례처럼 단계적인 인가제를 부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는 발제를 통해 초기 창업기업 및 스타트업의 투자를 돕는 사회적투자 중심의 임팩트 투자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4인뱅 추가 설립을 단순 '또 하나의 은행'으로 접근할 게 아닌 '새로운 인프라'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 대표는 "새로운 은행 인가라는 기회는 단순한 경쟁자 추가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인터넷은행 제도가 처음 출범할 당시의 핵심 목표였던 '기존에 자금이 공급되지 않던 곳으로의 자본 공급'이라는 철학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좀 더 도전적이고 실행가능한 과제가 필요하다. 기존 시스템을 개조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임팩트 생태계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지방 등 기존 금융권이 외면해온 영역을 책임지는 포용적 금융 인프라로 설계돼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인묵 한국신용데이터 이사는 △현행 신용평가의 한계 △맞춤형 금융상품의 부족 △정책자금의 구조적 한계 등의 문제점이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장애물로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이 이사는 "소상공인에게 맞는 금융서비스의 출발점은 사업데이터에 기반한 신용평가"라며 "소상공인의 단계에서 벗어나 기업화를 원하는 경우가 많지만 금융이 적시에 공급되지 못하면서 큰 형태의 기업으로 발전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의 사업 데이터를 얼마나 정교하게 축적하고 활용해서 소상공인에게 맞는 금융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느냐가 제4 인터넷 은행 추진에 선결돼야 될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지금 필요한 건 제4인터넷은행이 아닌 최초의, 처음 만나는 소상공인 전문 은행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정선 소상공인연합회 이사는 "소상공인 금융의 핵심 문제는 데이터의 부재가 아니라 데이터 해석 체계의 한계라고 할 수 있다"며 "획일적 신용평가 방식은 업종별 특성, 계절성, 지역 상권의 차이, 영세 사업자의 현금흐름 구조 등을 정교하게 반영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4인터넷은행은 단순 신규 인가의 문제가 아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편리한 앱 하나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닌, 소상공인이 금융의 주체로 존중받고, 그들의 사업 현실이 금융 판단에 제대로 반영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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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은행 3사가 가계대출에만 집중하면서 소상공인·개인사업자를 위한 제4인터넷은행 설립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한편으로 새 플레이어가 시장에 추가 진입할 경우 상대적으로 부실대출만 떠안게 돼 금융권 전반에 더 큰 부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립 반대 의견도 팽팽히 맞선다./사진=미디어펜 류준현 기자 | ||
추가 은행 설립, 부실 확대만 야기…반대 의견도 팽팽
반면 새 플레이어가 시장에 추가 진입할 경우 상대적으로 부실대출만 떠안게 돼 금융권 전반에 더 큰 부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립 반대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미 기존 은행들이 포용금융에 적극 임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추가 은행 설립에 반대했다. 여 교수는 "인뱅 3사는 정책 목표의 일환인 중·저신용자 대출을 정책 한도 이상으로 수행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지역 신보와 같이 하는 보증 대출은 중·저신용 대출에 포함되지 않는데, 이를 포함한다면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대출은 좀 더 많이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여 교수는 "당국이 작년 말에 이제 거시 건전성 규제를 시행했고, 안전자산이라고 할 수 있는 가계대출 시장에서 영업이 제한이 되고 있다"며 "(이에 3사가) 소상공인과 중·저신용자대출 등 고위험 자산으로 급격히 이동하면서 현재 부실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임팩트투자의 취지에는 동감을 표하면서도, 이를 인터넷은행에 대입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은행업의 본질이 고객의 예금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BIS 자기자본비율을 유지해야 하는데 임팩트투자는 이와 결이 다른 까닭이다. 여 교수는 해외 은행 사례를 통해 "수신기능을 갖춘 소매 디지털 은행이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임팩트 투자를 본업으로 삼는 경우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
또 "단순히 대출가격을 낮추기 위해 은행업의 경쟁을 촉진할 경우 과도한 위험 추구가 나타나 오히려 자산 건전성이 악화되고 이 부실 비용이 일반 소비자의 대출 가산금리에 얹혀져서 오히려 금리를 밀어올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며 "시중은행과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경쟁하는 또 다른 인터넷은행을 만드는 것은 불필요하고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 은행이 신규 부실채권을 떠안게 되는 과정에서 대손충당금을 늘려야 하고, 이를 회수하기 위해 취약차주에게 더 높은 대출 가산금리를 전가하는 등 궁극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을 야기할 수 있는 까닭이다.
이에 여 교수는 "현행 기준은 '초기 법정 자본금'과 '전통적 은행업 기준'에 치우쳐 있어 혁신 모델을 평가하기 어려운 점이 사실"이라며 "제4인뱅이 출범 후 방향을 틀지 않도록 '소호특화대출 의무화'나 '가계대출 취급비율 제한' 같은 구조적 안전장치를 인가 조건에 명시한 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헀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여 교수의 발언에 힘을 보탰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제4인뱅의) 재추진 필요성, 목적 및 당위성은 일정 이상 충분히 공감하며, 제4·제5·제6 인뱅도 필요하다고 본다"면서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지난 IMF 외환위기 당시의 교훈을 되새겨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1990년대 초반에 은행 신규허가를 많이 내줬다가 1998년도에 부실로 사라졌다"며 "그로 인해 100조원 넘는 규모의 공적자원이 투입됐고,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공적자금이 회수되는 단계로 알고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기존 인뱅 3사 사례를 언급하며 "은행이 대출을 하려면 예금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 케이뱅크는 가상자산, 토스뱅크는 지급결제 등을 통해 수신을 확보할 수 있는 여력을 갖췄는데, 새 플레이어가 이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새 은행이 확보하게 될 부실자산을 어떻게 관리할 지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기존 은행들이 상대적으로 우량한 고객을 모두 갖춘 가운데 새 플레이어가 나타나면 그들보다 열위에 있는 대출자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이것이 국내 금융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제4인뱅을 추진하는 곳에서 언급하는 대안신용평가모형(CSS)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앞서 4개 컨소시엄은 결제·통신·ERP 등 비금융 대안 데이터를 중심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경기사이클 측면에서 (호황일 때) 새 플레이어를 통해 금융이 적시에 공급되는 효과도 있지만, 반대로 턴 다운(침체)할 때 은행이 대출을 회수할 수 있는 반대 효과도 있다"며 "대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지 못한 비즈니스모델로 지속가능성을 얼마나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 리스크가 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내수 경기가 호황일 때 검증되지 않은 CSS에 의존해 대출을 확대했다가 불황에 직면하게 되면 그 부실이 은행만의 문제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부실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국 "후보군, 초기자본 확보 및 건전성 관리 입증 미흡"
앞서 4개 컨소시엄에 퇴짜를 놨던 금융당국은 후보군들이 '초기자본 확보' 및 '향후 건전성 관리 방안' 등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다며 탈락 이유를 설명했다.
이종진 금윰감독원 은행감독국 팀장은 "제4인뱅 문제는 지금 인가를 해야 되냐, 안 해야 되냐의 문제라기보다 어떤 가치를 추구할 수 있는지, 또 그에 따른 리스크를 어떻게 준비할 지 등을 철저하게 검증하고 신중하게 고려해서 추진할 문제"라며 "뱅킹이라는 것은 불특정 다수한테 수신을 해서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필요한 곳에 적시에 자금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은행업의 본질상 안전성과 공익성을 전제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어 "(4개 컨소시엄이) 사업계획을 추진할 때 초기에 자본을 안정적으로 조달하고 건전성 측면에서 영업을 하는 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에 어떻게 대비할 수 있는지 이런 게 부족했다"며 "(재)인가를 하게 된다면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인지 이런 것들을 많이 생각해 보고 다양한 의견을 들어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성빈 금융위원회 은행과 사무관은 "금융소외계층 등에 대한 금융권의 자금 공급 상황 그리고 은행업을 영위하기에 적합한 사업자가 진입할 가능성이 있는지, 금융시장의 경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좀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의 인터넷은행 3사가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포용적 가치에 충분히 부응하고 있는지, 개인사업자와 지방 기업 등에 여신을 제공하는 데 제도적 어려움은 없는 지에 대해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