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할인 경쟁 확산에 공급망 전반 가격 하향 압력 확대
타깃 코스트 방식 결합…부품 단가까지 직접 영향
[미디어펜=이용현 기자]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 격화되면서 자동차 부품업계 전반에 부담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량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한 전략이 공급망 전반의 원가 구조까지 재편시키며 부품사들의 수익 기반을 구조적으로 흔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 현대모비스가 최근 헝가리 중부 지역 케치케메트에 완공한 공장 전경../사진=현대모비스 제공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완성차사들은 잇따라 가격 할인 프로모션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가 모델3·모델Y 가격을 최대 900만 원 이상 인하하며 가격 경쟁을 촉발하면서다.

이에 국내 완성차 업체 역시 현대차는 ‘EV 부담 Down’ 프로모션을 통한 최대 550만~650만 원 수준의 할인을, 기아는 EV6, EV5 등 주요 전기차 모델 가격을 최대 300만 원 인하하는 등 가격 경쟁에 가세했다. 또한 여기에 중견 업체들까지 가격 경쟁에 뛰어들면서 시장 전반의 가격 기준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부품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중장기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통상 완성차 업체들이 목표 원가를 먼저 설정하고 이에 맞춰 납품 단가를 결정하는 ‘타깃 코스트’ 방식을 활용하면서 시장 전반의 가격 하향 흐름이 부품 단가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이유다.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해외를 포함해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타깃 코스트 방식에 따라 부품사는 제시된 가격에 맞춰 설계와 생산 공정을 조정해야 한다”며 “과거에는 부품사가 원가를 기반으로 납품 단가를 제시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젠 공급망이 이를 맞추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는 장기 납품 계약에도 불구하고 단가 재협상 요구가 늘어나면서 부품사 부담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 HL만도는 투자설명서를 통해 완성차 업체로부터 납품 가격 합리화 요구를 받고 있으며 가격 인하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이러한 흐름은 기존 계약 기간 중에도 사실상 단가 조정 압력이 작용하는 구조로 이어지고 있다.

아울러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수직계열화 전략도 가격 압박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테슬라 등 주요 중국 업체들은 현재 배터리와 핵심 부품을 자체 생산하거나 계열사로 내재화하면서 원가를 낮추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경쟁을 더욱 자극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외부 부품사에 대한 단가 인하 요구가 확대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관측이다.

결국 업계에서는 대응 전략 역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정 완성차 의존도를 낮추고 고부가가치 부품이나 비자동차 분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지 않을 경우 현재의 구조적 압박을 견디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완성차의 가격 경쟁이 지속되는 한 타깃 코스트 중심의 공급 구조 역시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부품사들의 체질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가 목표 가격을 먼저 제시하는 상황에서는 사실상 이를 맞출 수밖에 없다”며 “원가 부담이 상승해도 납품 물량 유지를 위해 일정 부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용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