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중심 사용자성 인정 판단…민간 기업도 판단 앞둬
교섭단위 분리 놓고 노사 이견…포스코 시작으로 줄줄이 판단
처우 개선 요구 넘어 쟁의행위 가능성도 제기…재계 불안감 확산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노동위원회의 사용자성 판단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재계 내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향후에는 기업들을 대상으로도 교섭단위 분리 여부 등에 대한 판단이 이어질 예정이서 노사 관계 전반에 파장이 일어날 수도 있다. 노동계는 앞으로 투쟁 강도를 더욱 높이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재계 내에서는 경영 부담 확대와 노사 갈등 심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속속 나오고 있는 가운데 재계 내에서는 경영 부담 확대와 노사 갈등 심화 등을 우려하고 있다. 사진은 민주노총이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7일 업계에 따르면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최근 한국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하청 노동자들에 대해 이들 기관의 사용자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용역계약서와 과업내용서에서 하청 노동자들의 안전 관리 및 인력 배치 등에 대한 실질적 관여가 인정된 데 따른 것이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도 한국산업단지공단이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조에 대해 사용자성을 인정했다. 경북지노위 역시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인원 배치 등 근로조건과 안전에 개입하면서 사용자라고 판단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이다. 

이번 판정까지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뒤 하청 노동자들에 대한 사용자성이 인정된 것은 총 5건이다. 아직은 노동위원회의 판단이 공공부문에서만 나왔으나 향후에는 민간 기업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다.

민간기업에서는 교섭단위 분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경북지노위는 포스코 교섭단위 분리 신청 사건과 관련해 노사 간 이견이 크다며 지난 3일 예정돼 있던 판단을 연기하기도 했다. 

포스코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은 민주노총 포스코하청지회와 한국노총 금속노련이 별도로 교섭에 나서겠다는 취지에서 제기됐다. 이에 대한 경북지노위의 판단은 오는 8일 예정돼 있는데, 결과에 따라 다른 기업들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를 시작으로 SK에너지, S-OIL, 고려아연은 물론 건설업계와 은행권에서도 교섭요구 분리를 놓고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받을 예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복수 노조와 협상을 하게 된다면 노조마다 요구하는 조건도 다르고, 협상 기간도 더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업들이 협상에 끌려다니게 되면 본업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면서 경영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경영 부담 확대·비용 증가 현실화 분위기

노동위원회에서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 요구가 받아들여지게 되면 재계 내 우려는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재계는 노란봉투법으로 인해 연중 교섭 요구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경영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왔는데, 노조가 요구한 대로라면 복수 노조와의 개별 교섭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또 재계 내에서는 하청 노조들이 원청을 상대로 임금 등 처우 개선까지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임금은 하청기업과 하청 노조가 결정할 사안이지만 원청과의 교섭 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 

노사 관계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하청 노조들도 사용자성을 인정받으면 원청 사업장에서 쟁의행위도 가능하다. 이에 기업들은 원청 노조와 함께 하청 노조의 쟁의행위까지 동시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게다가 해외 투자, 합병 등의 과정에서 정리해고나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경우에도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다. 

민주노총은 압박 수위를 점점 더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오는 7월에는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도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재계 내에서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인해 경영 부담과 인건비 증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 시행 전부터 우려했던 일이 점차 현실화되는 분위기”라며 “노동위원회 판단이 나오더라도 이에 불복해 추가 소송이나 집단행동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에서는 에너지를 더 소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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