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에 웃고 운다"…제약·바이오, ‘환율 양극화’ 심화
수정 2026-04-08 15:45:14
입력 2026-04-08 15:43:54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수출·CDMO에 긍정적 효과…임상·투자비에는 악재
수출 주력기업과 개발 중심 바이오텍 사이 희비 갈려
수출 주력기업과 개발 중심 바이오텍 사이 희비 갈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제약·바이오 업계 내 손익이 기업별로 편차를 보이고 있다. 수출과 위탁개발생산(CDMO) 중심 기업은 환율 레버리지로 실적 개선 효과를 누리는 반면 해외 임상과 원료 수입 비중이 높은 기업은 비용 상승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손익 구조가 환율 민감도에 따라 엇갈리는 모습이다. 같은 환율 환경에서도 매출 인식 구조와 비용 지출 통화에 따른 영향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오고 있다.
◆환율 상승 수혜…수출·CDMO 강세 기업 웃는다
![]() |
||
| ▲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제 4공장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
대표적인 수혜군은 수출 비중이 높은 제약사와 CDMO 기업이다. 완제의약품과 원료의약품을 북미·유럽 등으로 수출하는 기업들은 달러 매출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외형 확대 효과가 발생한다.
CDMO 기업들은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이 달러 또는 유로 기반으로 체결되는 경우가 많아 동일 생산량에서도 환율 상승이 매출과 이익 증가로 연결된다. 기술수출 계약금과 마일스톤, 판매 로열티 역시 외화로 유입되는 만큼 고환율 국면에서는 회계상 실적 개선 요인으로 작용한다.
실제 주요 상위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실적 발표에서 환율 효과에 따른 수출 부문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언급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환율 10원 변동에 따른 매출 및 영업이익 영향도를 별도로 제시하는 등 환율을 핵심 관리 변수로 반영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고환율 구간에서 수출 중심 기업과 CDMO 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미국 FDA(식품의약국) 허가를 앞두거나 글로벌 공급계약이 예정된 기업의 경우 향후 달러 매출 반영 시 환율 효과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해외 임상·원가 부담 확대…리스크 관리 대응 강화
![]() |
||
| ▲ 대웅제약 연구원들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대웅제약 | ||
반면 해외 임상을 진행 중인 바이오텍과 일부 중견 제약사는 비용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임상시험수탁기관(CRO) 비용과 임상센터 사용료, 환자 모집 비용 등 주요 지출이 달러·유로로 집행되기 때문이다.
동일한 임상 규모에서도 원화 기준 비용이 증가하게 되며 매출이 발생하지 않는 개발 단계 기업의 경우 현금 소진 속도도 앞당겨진다.
원료의약품(API)과 중간체 등을 해외에서 조달하는 제약사 역시 원가 압박이 커지고 있다. 유럽, 인도, 중국에서 들여오는 원료 가격에 환율이 그대로 반영되면서 원가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제품 가격을 약가나 공급계약으로 미리 정해둔 경우가 많아 매출 가격을 빠르게 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축소될 여지가 있다.
이에 따라 업계는 환율 리스크 관리에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선물환과 통화스와프 등을 활용해 예상 외화 매출의 일부를 헤지하고 기술수출 계약금 및 마일스톤 유입 시점에 맞춰 환헤지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해외 임상과 설비투자 비중이 높은 기업들의 경우 지출 통화 다변화와 임상 지역 분산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국내 및 아시아 지역 병원과의 협업을 확대하거나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서 임상을 병행해 외화 지출을 줄인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은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인 만큼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도 "환율 호재보다는 파이프라인 고도화를 통해 수익성이 높은 품목 비중을 늘리는 것 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