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외치며 5G 스톱"...정책 엇박자에 '반쪽 인프라' 우려
수정 2026-04-08 16:17:05
입력 2026-04-08 16:05:36
배소현 기자 | kei_05219@mediapen.com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속 5G는 정체… 인프라 불균형 심화
6G 강조하면서 5G 투자 유인책 부족… 정책 미스매치 지적
6G 강조하면서 5G 투자 유인책 부족… 정책 미스매치 지적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AI(인공지능) 경쟁력 확보를 위한 데이터센터 투자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해야 할 통신망 투자는 정체되며 '반쪽 인프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6G(6세대 이동통신) 등 차세대 기술을 강조하는 것과 달리 정작 5G(5세대 이동통신) 투자 환경 개선에는 소극적이라며 정책 엇박자를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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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픽사베이 제공 | ||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통신3사(SK텔레콤·KT·LG유플러스)의 설비투자(CAPEX)는 5G 상용화 이후 지속 감소하며 네트워크 고도화 속도가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9~2020년 약 8조 원 수준이었던 투자액은 최근 5조 원대 초반까지 줄어 약 4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트래픽은 급증하고 있지만, 통신사들은 네트워크 투자에는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AI 데이터센터(AIDC) 구축 등 연산 자원 확보에는 적극적으로 나서며 투자 축이 한쪽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데이터 처리 수요는 급증하는 반면 이를 전달하는 통신망 투자는 정체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이용 환경에서는 5G로 표시되더라도 속도가 기대에 못 미치거나 LTE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어나며 체감 품질 저하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주요국과의 격차 우려도 커지고 있다. 미국은 통신사 주도의 대규모 네트워크 투자와 함께 정부의 세제 지원 정책이 병행되며 인프라 고도화를 추진 중이며, 중국 역시 국가 주도로 통신망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국내는 AI 투자 확대 흐름과 통신망 투자 정책 간 괴리가 나타나며 산업 전반의 경쟁력 기반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5G 투자 멈춘 통신사… 데이터센터로 쏠린 '투자 축'
통신 3사의 5G 투자가 둔화된 배경에는 구조적인 수익성 문제가 자리하고 있다. 5G 상용화 초기에는 전국망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지만, 이후 투자 대비 수익 창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투자 전략이 '확장'에서 '효율' 중심으로 전환된 것이다.
특히 정부의 요금 규제와 통신사간 경쟁 심화로 인해 가입자당 수익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가 이어지면서, 통신사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네트워크 투자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를 줄이고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투자 우선순위는 데이터센터로 이동하는 모습이다.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처리 수요가 폭증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명확한 AI 인프라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이 강화되고 있다. 실제로 통신사들은 AI 데이터센터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투자 구조가 네트워크 병목 가능성을 키운다는 점이다. AI 서비스는 데이터 처리뿐 아니라 전달 속도와 안정성이 핵심인 만큼, 통신망 품질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산업 전반의 서비스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도 차이는 뚜렷하다. 미국과 중국은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를 동시에 강화하는 전략을 취하며 초저지연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는 5G 상용화 이후 투자 속도가 빠르게 둔화하며 격차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투자 정체의 배경으로 정책적 지원 부족을 지목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AI 3개 강국을 외치며 6G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정작 5G 투자 확대를 위한 세제 지원이나 규제 완화 등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5G 투자 유인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지원 없이 민간에만 의존할 경우 투자 확대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6G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기존 5G 네트워크 고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AI 시대에는 네트워크 인프라가 중요하다"며 "통신망 투자는 비용 부담이 큰데 수익으로 이어지기 쉽지 않은 구조라 정책적 지원 없이 민간만으로 확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AI 경쟁력을 이야기하면서 통신망 투자가 뒤따르지 않으면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통신망 투자 확대를 위한 정책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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