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휴전에 산업계 ‘숨통’…공급망 변수 "불확실성 여전"
수정 2026-04-08 16:10:06
입력 2026-04-08 16:10:12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미국과 이란 2주간 휴전 합의…호르무즈 해협도 개방
원자재 수급 불안 일시적 해소 기대…유가·환율도 하락
일시적 조치로 불안감 지속…공급망 안정 전략 지속해야
원자재 수급 불안 일시적 해소 기대…유가·환율도 하락
일시적 조치로 불안감 지속…공급망 안정 전략 지속해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국내 산업계가 안도하는 분위기다. 특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풀기로 하면서 전쟁 발발 이후 공급난에 시달렸던 원유·나프타 등의 공급 불안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번 합의가 단기적 조치에 그칠 수도 있어 공급망 리스크 관리 필요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2주간 공격을 중단하는 데 합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문명 전체가 사라질 것’이라며 이란을 압박했고, 협상 시한을 88분 남기고 극적으로 합의에 도달했다. 양국은 종전을 위해 오는 10일 파키스탄에서 추가 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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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과 이란이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면서 원유·나프타 등의 공급 불안이 일시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UPI) | ||
◆“최악은 피했다”…원자재 공급 불안 일시적 해소 기대
국내 산업계에서도 미국과 이란의 휴전에 일단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전쟁 발발 이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내로 들어올 유조선들의 발이 묶이면서 중동산 원유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다. 또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도 전체 수입에서 중동 비중이 약 70%에 달하면서 수급 차질을 빚었다.
원자재 공급 불안정으로 인해 정부는 자원안보위기 경보를 ‘경계’ 단계로 발령하고 공공기관 차량 2부제, 공영주차장 5부제 시행에 들어갔다. 석유화학 업체들은 나프타 부족에 시달리며 NCC(나프타 분해설비) 가동률을 60%대로 낮췄으며, 일부 공장은 가동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풀린다면 일시적으로나마 원자재 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국내 정유사 관련 유조선은 7척이다. 해당 선박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면 우리나라는 약 1400만 배럴의 원유를 확보할 수 있다. 또 나프타 공급도 일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 기업들의 원가 부담 완화도 기대된다. 먼저 국제유가가 휴전 소식에 하락했다. 5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한때 19%까지 하락하면서 배럴당 91.64달러를 보였다. 전쟁 발발 이후 줄곧 유지해왔던 배럴당 100달러대가 깨진 것이다.
국제유가가 안정화된다면 산업계 전반의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을 전망이다. 정유·석유화학은 물론 철강, 항공, 해운 등 주요 산업의 원가 구조에 직결되기 때문에 원유 가격 안정은 생산 비용 절감과 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까지 하락하면서 원자재 비용을 낮추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8일 오후 2시 36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72.60원으로 주간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 대비 31.6원 하락했다. 국내 기업들은 원자재 수입 대금을 달러로 결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환율 하락은 비용 부담 완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계 관계자는 “이번 휴전으로 인해 최악은 피했다고 보고 있다”며 “원자재 수급 차질이 더 길어졌다면 전방위적인 생산 차질로 이어질 가능성이 컸는데 일단 단기적으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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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해협 개방에도 불구하고 공급망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다. 사진은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선박./사진=연합뉴스 제공 | ||
◆“안심하기엔 이르다”…미국·이란 종전 협상 ‘예의주시’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휴전이 일시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경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란은 10개의 종전항을 제안했는데 우라늄 농축 허용, 호르무즈 해협 통제, 제재 완화 등 미국 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들이 포함되면서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보여준 오락가락 행보가 이번에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점도 불안 요소다. 이란은 미국과의 휴전에 합의한 뒤에도 이스라엘에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스라엘은 2주간 휴전을 지지하면서도 레바논은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긴장감은 이어지고 있다.
이에 국내에서는 중동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지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가 변동성과 공급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원료 조달 전략을 다변화하는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도 휴전 소식이 전해진 뒤 긴급회의를 진행하면서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습이다. 산업계에서는 종전에 합의하더라도 원자재 공급망 안정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비중동 지역 원료 확보와 재고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산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을 예의주시하면서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며 “공급망 변수가 온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장기적인 원자재 확보와 리스크 관리 방안을 지속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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