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임권택 등 581명 “스크린 독과점, 영화 죽인다”
수정 2026-04-10 15:09:53
입력 2026-04-10 09:20:07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영화인 집단행동...‘6개월 홀드백’ 철회 및 ‘스크린 집중 제한’ 도입 요구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한국 영화 산업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는 절박한 진단과 함께, 봉준호·임권택 등 대표 영화인들이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과 한국영화감독조합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영화단체연대회의’는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6년 한국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성명에는 감독 봉준호·임권택·정지영과 배우 박중훈·이정현·유지태 등 영화인 581명이 대거 참여해 힘을 실었다.
연대회의는 성명을 통해 “국내 극장 3사로 과점된 체인들이 흥행하는 한두 영화에 좌석을 몰아주는 관행을 되풀이해왔다”고 지적하며, “이로 인해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영화가 극장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졌고, 관객들은 굳이 개봉관을 찾을 필요가 없어졌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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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이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2026년 한국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정책 제안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특히 현재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계류 중인 ‘6개월 홀드백 강제 법안’에 대해서는 강한 철회 의사를 밝혔다. 연대회의는 “개정안은 정상적인 홀드백 법안이 아니고 소비자들이 긴 기간 영화를 못 보게 하는 ‘블랙아웃’ 법안”이라며, “상영 기간이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강제 홀드백은 투자비 회수를 어렵게 하고 관객의 볼 기회를 제한하는 잘못된 처방”이라고 꼬집었다.
그 대안으로 연대회의는 ‘스크린 집중 제한 제도’ 도입을 강력히 제안했다. 이들은 “단일 영화의 좌석 점유율을 제한해 다양한 영화의 상영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영화들이 극장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홀드백을 해도 자연스럽게 투자비 회수가 이뤄지고 극장 수익도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작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금융 대책도 제시됐다. 이들은 “정부가 중심 투자자가 되어 1,000억 원대 펀드를 2개 이상 조성하고, 일반투자자 유치를 위해 개인과 법인에 조세 감면 혜택을 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우석 감독은 이와 관련해 “투자 환경이 시장에서 커뮤니티로 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과 한류 기업들이 직접 투자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은 마지막으로 “지금의 위기는 어려워진 극장과 배급사 모두에게 필요한 긴급한 해법이 절박한 상황”이라며, “이른 시일 내에 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대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정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