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부가가치' 심해 플랜트…조선 3사, 남미 해양플랜트 맞춤 대응
수정 2026-04-10 16:14:03
입력 2026-04-10 16:14:15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미·이란 휴전 합의에도 호르무즈 불확실성 지속…한국 관련 선박 26척 억류
오일 메이저, 리스크 분산 위해 남미 가이아나·수리남 공급망 다변화 모색
심해 개발 필수인 FPSO·FLNG 수요 증가 관측…국내 조선소 맞춤형 대응 전략
오일 메이저, 리스크 분산 위해 남미 가이아나·수리남 공급망 다변화 모색
심해 개발 필수인 FPSO·FLNG 수요 증가 관측…국내 조선소 맞춤형 대응 전략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에도 호르무즈 리스크가 상시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은 원유 탐사 및 생산(업스트림)의 무게 중심을 남미 심해로 분산시키는 탈(脫)중동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에너지 공급망의 구조적 변화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한 K-조선 빅3(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에 새로운 수익 창출의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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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과 이란의 2주 휴전 합의에도 호르무즈 리스크가 상시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글로벌 오일 메이저들은 원유 탐사 및 생산(업스트림)의 무게 중심을 남미 심해로 분산시키는 탈(脫)중동 움직임을 구체화하고 있다. 사진은 HD한국조선해양 해양플랜트 전경./사진=HD한국조선해양 제공 | ||
10일 업계에 따르면 외교적 휴전 합의와 무관하게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해협 인근에는 한국 국적선 11척을 포함해 국내 기업과 연관된 선박 총 26척의 발이 묶여 있는 실정이다. 이는 해상 운송로의 밸류체인 마비 파급력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다.
이에 따라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중동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을 모색 중이다. 글로벌 해양 에너지 서비스 기업인 SLB(원서브씨)와 서브씨7(Subsea7)은 최근 말레이시아 국영 에너지 기업 페트로나스와 수리남 연안의 심해 석유·가스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했다. 남미 심해 유전이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의 새로운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육상 파이프라인이나 정제 시설 구축이 불가능한 심해 유전을 개발하려면, 바다 위에서 직접 원유나 가스를 채굴, 정제, 저장 및 하역하는 초대형 설비가 필수적이다. 대표적인 것이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와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다.
척당 건조 가격이 2조 원에서 최대 4조 원에 달하는 이 설비들은 복잡한 화학 정제 시설인 상부 플랜트(Top-side)를 좁은 공간에 오차 없이 조립해야 하는 고도의 엔지니어링 역량이 필요하다. 때문에 상선 시장에서 저가 수주를 펼치는 중국 조선소들의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국내 조선 3사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국내 조선 3사는 각사의 특화된 강점을 살린 밸류체인 고도화 전략으로 남미 해양플랜트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세계 최대 규모의 야드(건조 공간) 인프라를 바탕으로 FPSO의 '턴키(설계·구매·시공 일괄 수행)' 역량을 강조하고 있다. 해양플랜트는 규모가 워낙 커서 넉넉한 건조 공간 확보가 필수적인데 HD한국조선해양은 선체와 상부 플랜트 설비를 한 번에 건조할 수 있는 일괄 수행 능력을 갖췄다. 이를 통해 발주처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적기 인도 역량을 증명하며 대형 프로젝트를 선별 수주해 수익성을 챙길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그동안 축적한 풍부한 FLNG 건조 경험을 바탕으로 공정 효율화와 원가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젝트마다 설계가 달라 비용 변동성이 컸던 해양플랜트의 고질적인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업계 최초로 자체적인 'FLNG 표준 모델'을 개발했다. 표준화를 통해 설계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건조 원가율을 낮춤으로써, 향후 신흥 가스전 프로젝트에서 한층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마진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한화오션은 단순한 설비 건조를 넘어 그룹 내 에너지 계열사들과의 융합 시너지를 활용한 밸류체인 내재화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해외 해양 엔지니어링 전문 업체의 지분을 잇달아 인수하며 그동안 취약했던 기본 설계 및 엔지니어링 역량을 빠르게 보완했다. 해양 에너지 탐사부터 생산 설비 구축, 운송에 이르는 종합 솔루션을 제공해 오일 메이저들과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호르무즈 해협의 물류 차질을 겪은 글로벌 화주와 에너지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의 필요성을 체감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에너지 확보를 위한 남미 심해 유전 개발이 이어질 경우, 해당 분야에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사들의 중장기적인 일감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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