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감독원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증권신고서 효력 '정지'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금융감독원이 한화솔루션의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면서 이후 파장에 대해 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당국은 증권신고서 기재 내용이 '투자자의 합리적 판단'을 저해할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것인데, 이번 사례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고려 중인 타 기업들에게도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 금융감독원이 한화솔루션의 2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면서 이후 파장에 대해 업계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0일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한화솔루션이 추진하려던 유상증자와 관련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알라졌다. 자금사용 목적과 필요성 등에 대한 기재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증권신고서 효력은 정지됐고, 자연스럽게 당초 계획했던 청약 일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만약 향후 3개월 내 정정신고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업계는 이번 정정신고서 건을 단순한 '형식 보완' 이상의 수준으로 해석하고 있다. 즉, 대규모 자금 조달을 왜 하려는지부터 근본적으로 다시 납득을 시켜야 할 것이라는 의미다. 유상증자가 무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한화솔루션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전일 대비 9%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시장에서 이번 유증건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었다는 추측이 가능한 부분이다.

이번 유상증자는 지난달 26일 공시 직후부터 큰 논란을 야기했다. 우선 전체 조달 자금 중 약 1조5000억원이 '기존 채무 상환'에 투입될 예정이라는 점이 주주들의 반발을 샀다. 이후 소액주주 반발이 커지자 한화그룹 지주사격인 ㈜한화가 8400억원 규모 자금 투입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사실 한화 계열사 유상증자가 금감원 정정 요구를 받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작년 3월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두 차례나 정정 요구를 받은 사례가 있다. 회사 측은 이후 최종 발행 규모를 2조3000억원으로 축소했고, 부족분 1조3000억원은 계열사 대상 제3자 배정으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번 유증도 사측은 어떻게든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재무제표에선 이미 위기감이 감지된다. 한화솔루션의 2025년 말 연결 부채비율은 약 196% 수준, 순차입금은 약 12조원 규모다. 시장에서는 차입금 부담을 낮추지 못하면 차환 부담은 물론 기업 신용도에도 악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결국 한화솔루션은 자금조달 구조나 투자 필요성, 주주가치 훼손 우려 등에 대해 보다 구체적인 설명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다만 한화솔루션 사례가 하나의 '선례'가 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 사례가 어떻게 풀려나가느냐에 따라 금융당국과 타 대기업 모두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결국 유증은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하면서도 "최근 정부와 금융당국이 쪼개기 상장이나 대규모 유상증자에 비판적이고, 소액주주 단체들도 움직이기 시작한 터라 논란이 길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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