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에너지와 협력…유럽 전력망 공동 전략 구축
글로벌 에너지 수요 증가…전력 인프라 시장 급성장
[미디어펜=박소윤 기자]삼성물산 건설부문(삼성물산)이 에너지 사업을 축으로 글로벌 수주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주요 시장에서 전략적 협력 체계를 잇달아 구축하며 '에너지 EPC(설계·조달·시공) 플레이어'로의 전환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 삼성물산 사옥 전경./사진=삼성물산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13일 히타치 에너지와 유럽 지역 전력망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유럽 내 전력망 사업에 대한 공동 전략과 로드맵을 수립하고,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마련해 유럽 전력 인프라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양사는 이미 2024년 10월 초고압직류송전(HVDC) 분야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바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초고압교류송전(HVAC) 분야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했다. 

HVDC는 장거리·대용량 전력 송전에 최적화된 차세대 기술로, 재생에너지 확산과 함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분야다. HVAC는 기존 전력망의 근간을 이루는 교류 송전 방식으로 안정적 전력 운영을 담당한다. 

두 기술을 결합한 통합 솔루션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급변하는 글로벌 전력망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선점한다는 복안이다. HVDC는 히타치 에너지가 70년 이상 기술력을 축적해 온 영역으로, 양사 간 시너지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관과의 협력도 병행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최근 전력거래소와 협약을 체결하고 전력계통운영시스템(EMS)의 기술 실증과 고도화, 사업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EMS는 전력의 생산·송전·소비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전국 전력 설비의 운영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계통 상황에 맞춰 설비를 제어·조정하는 핵심 인프라다.

이 같은 행보는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움직임이다. 탄소중립 기조 확산과 함께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가 맞물리면서 각국은 원자력, 수소, 신재생에너지, HVDC 등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유럽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며 가파른 시장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그동안 삼성물산은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꾸준히 추진해 왔다. 지난해에는 폴란드 소형모듈원자로(SMR) 사업자인 신토스그린에너지와 협력해 유럽 원전 시장 진출 기반을 다졌고 GVH와도 유럽·동남아·중동을 아우르는 SMR 동맹 결속을 강화했다. 에너지 사업은 상대적으로 초기 부담이 큰 만큼 신뢰도 높은 파트너사와의 협력이 사업 안정성 확보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수주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지난해 따낸 프로젝트 13건 중 상당수가 에너지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타르 대형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 LNG 액화플랜트 설비 건설, 호주 마리너스 링크 HVDC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해외 에너지 사업 성과가 지속될 경우 실적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전망이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매출에서 해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47%에서 2025년 53.2%으로 절반을 넘어선 상태다. 국내 상장 건설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전력 인프라 사업은 기술, 설계, 조달, 시공, 운영까지 복합적인 역량이 요구되는 분야이기 때문에 글로벌 파트너십이 매우 중요하다"며 "삼성물산의 경우 기존 성공적으로 수행한 프로젝트 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히타치 에너지와 같은 기술 선도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고난도 프로젝트 대응력과 수주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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