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적금으로 모으고 주식으로 불려…부동산 대신 금융투자 비중↑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김낙수 부장은 대기업에 다니며 서울에 자가도 갖췄다. 드라마 속 김 부장은 일상 속 평범한 인물로 비춰지지만, 사실 우리 사회에서는 60억원대의 자산을 갖춘 '신흥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예·적금 등의 저축 및 부업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하고, 이후 이를 주식 등 금융투자로 불린 것이다. 그동안 장기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에 기대어 '부동산 불패신화'를 추구하던 신흥 부자들이 금융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 하나금융연구소는 '2026 대한민국 웰스리포트' 보고서를 통해 최근 10년 이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확보한 50대 이하 자산가, 김 부장을 일명 '케이에밀리(K-EMILLI)'로 명명했다. 김 부장의 프로필을 살펴보면 평균 나이는 51세이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지역 30평대 이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연평균 가구 소득은 5억원대에 달했으며, 총자산은 60억원대에 달하는 '일상 속 평범한 자산가'로 통한다. 근로·재산 소득 외 다양한 소득원을 확보한 것이다. 또 10명 중 4명은 대학원 졸업 이상의 고학력 엘리트 집단이었다.

   
▲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낙수 부장 이야기'. 이 드라마의 주인공인 김낙수 부장은 대기업에 다니며 서울에 자가도 갖췄다. 드라마 속 김 부장은 일상 속 평범한 인물로 비춰지지만, 사실 우리 사회에서는 60억원대의 자산을 갖춘 '신흥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예·적금 등의 저축 및 부업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하고, 이후 이를 주식 등 금융투자로 불린 것이다. 그동안 장기 저금리와 부동산 규제에 기대어 '부동산 불패신화'를 추구하던 신흥 부자들이 금융투자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이미지 생성=chatgpt


김 부장은 어떻게 부(富)를 증식했을까. 우선 그들은 근검절약과 동시에 열심히 벌었다. 총자산(집 한 채+약 1억원의 투자자산)의 10% 내외를 종잣돈으로 인식했는데, 종잣돈 규모는 약 8억 5000만원에 달했다. 이 자금은 주로 은행 예·적금을 활용한 저축이었다. 

이후 그들은 종잣돈을 아는 곳에 집중 투자했다. 이들 10명 중 9명은 '투자 대상을 충분히 이해하고 투자를 시작한다'고 답했다. 또 분산 투자 대신 충분히 공부한 영역에 집중 투자하는 경향을 띠었다. 실제 조사 결과, 종잣돈이 모인 이후 김 부장은 금·은·예술품 등 '현물 자산'을 모으거나 개인투자조합 및 스타트업·벤처 등에 투자하거나 주식 등 금융투자로 자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 

   
▲ 케이에밀리(K-EMILLI)의 평균 나이는 51세이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지역 30평대 이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 하지만 연평균 가구 소득은 5억원대에 달했으며, 총자산은 60억원대에 달하는 '일상 속 평범한 자산가'로 통한다./자료=하나금융연구소 제공


이에 금융자산 포트폴리오는 저축성 자산 54%, 투자자산 46%로 부자보다 투자자산 비중이 높았다. 특히 주식 투자에서 해외 비중이 30%로 부자 24%보다 약 1.2배 많았으며, 실물자산이나 가상자산 투자비율도 부자보다 높았다. 사실상 부동산보다 금융에서 부를 증식할 기회를 찾은 것인데, 실제 '부동산보다 금융투자가 더 효율적'이라고 답한 응답이 48%로 부자 43%보다 높았다. 

   
▲ 케이에밀리는 주로 은행 예·적금을 활용한 저축으로 종잣돈을 모았다. 아울러 '현물 자산'을 모으거나 개인투자조합 및 스타트업·벤처 등에 투자하거나 주식 등 금융투자로 자산을 불린 것으로 나타났다./자료=하나금융연구소 제공


다만 김 부장은 자신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 부자가 되는 건 더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연구소 조사 결과, 응답자의 약 66%는 '평범한 사람이 부자가 되기는 더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부를 얻을 수 있는 길은 다양해졌지만, 아무나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게 그 이유다. 이를 위해 자신만의 원칙과 신념,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갖추고, 실패해도 다시 도전하는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선경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케이에밀리(김 부장)는 과거 사업 성공이나 상속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관점으로 적극적인 금융 투자를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는 새로운 부자 유형이다"며 "이들은 사회의 주요 경제 주체로서 부의 개념을 바꾸고 기존과 다른 부의 형성 방식을 선도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밝혔다.

부자들도 부동산보다 금융자산 공격적 베팅

평범한 자산가 김 부장을 넘어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자산가, 이른바 '부자'들은 올해 어떤 투자를 펼칠까. 연구소 조사 결과, 부자들은 부동산 대신 금융자산 투자 비중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주주 친화 정책과 기업가치 제고 기조가 국내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한 까닭이다. 실제 지난해 부자 10명 중 9명이 금융투자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거뒀는데, 수익률 1위가 주식이었고, 2위가 예금이었다. 

   
▲ 케이에밀리와 부자의 투자 우선순위 비교. 설문에 응한 부자의 39%는 올해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자료=하나금융연구소 제공


이 같은 추세에 자산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근 5년간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살펴보면 부자들의 부동산 자산 비중은 63%에서 52%로 줄어든 반면, 금융자산은 35%에서 46%까지 불어났다. 올해도 부자의 39%가 금융자산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배치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동산을 축소하고 금융자산을 확대할 의향이 18%에 달해 그 반대인 10%보다 약 1.8배 높았다. 또 금융자산 운용을 통한 목표 수익률도 크게 상향됐는데, 부자 10명 중 6명이 10% 이상의 고수익을 기대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자산이 많은 부자일수록 모임 참여도 활발했다는 점이다. 부자의 83%가 정기적 모임에 참여했는데, 자산이 많고 소득이 높을수록 참여하는 모임이 많았다. 연구소 조사 결과, 모임 참여자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더 많은 자산을 배분하고, 연금자산도 더 많이 확보했다. 반면 모임 미참여자는 예금 등 현금성 자산에 더 많은 돈을 예치해 금융 수익 측면에서 모임 참여자가 더 유리했다. 모임이 단순 친목도모의 개념보다 자산운용에 영향을 준 셈이다.

황 연구위원은 "케이에밀리를 중심으로 과거 부 형성의 원동력이었던 부동산 불패 믿음에 균열이 생기고 자산관리의 무게중심이 금융으로 이동한다는 점 또한 주목할 만한 변화"라며 "금융회사가 진정한 자산관리 파트너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 역할의 확장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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