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신규 등록 증가…전기차·가격 인하 효과
전기차 확산·중국 브랜드 진입 확대…소비 기준 ‘상품 경쟁’으로 이동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수입차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의 경쟁 축이 ‘브랜드’에서 ‘상품’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전기차 확산과 가격 경쟁 심화, 신규 브랜드 유입이 맞물리며 소비자 선택 기준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 BYD 돌핀./사진=BYD코리아 제공

15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과 더불어 주요 브랜드의 가격 인하, 금융 프로모션 확대가 맞물리며 구매 부담이 완화된 영향이다.

수입차 시장은 최근 수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며 연간 30만 대 규모에 근접한 시장으로 확대됐다. 이는 내수 자동차 시장 전반이 정체 흐름을 보이는 것과 대비되는 흐름이다.

◆전기차가 바꾼 경쟁 공식…“비교 가능한 시장”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한 판매 증가보다 경쟁 방식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보다 상품성이 구매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성능과 가격 경쟁력에 따라 수요가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 같은 변화의 핵심에는 전기차가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전동화 전환으로 차량의 핵심 경쟁 요소가 엔진 중심에서 배터리와 소프트웨어 등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실제 전기차의 경우 주행거리, 충전 속도, 가격 등 주요 요소가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소비자 간 비교가 용이하다. 

실제 테슬라는 올해 초 가격 인하 이후 지난달 국내 등록 대수가 약 1만1130대로 급증하며 수요가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년 동월(2591대) 대비 300%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이는 가격과 상품 조건 변화가 판매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로 소비자들이 브랜드보다 가격과 성능 등 구체적인 조건을 중심으로 차량을 선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테슬라, BYD를 비롯해 중국 1위 완성차 지리자동차그룹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 또한 올해 중순을 목표로 국내 출시 첫 모델의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등 전기차 브랜드가 빠르게 시장 내 존재감을 확대하면서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상황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브랜드 이미지보다 실제 성능과 가격 조건을 중심으로 차량을 비교·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실제 최근 맥킨지의 소비자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의 75%가 새로운 브랜드를 시도했고, 이 중 60%는 이러한 변화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브랜드 충성도의 약화와 함께 새로운 소비 기준이 등장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신규 브랜드 유입…경쟁 구조 ‘다변화’

아울러 이러한 소비 구조 변화는 신규 브랜드 유입에도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보다 가격과 성능 등 상품성이 구매 기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후발 주자 역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BYD에 이어 지커, 샤오펑, 체리자동차 등 주요 업체들은 연내 국내 출시를 준비하거나 진출을 공식화했으며, 이에 따라 국내에 진입하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는 기존 1곳에서 4곳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들 브랜드는 일부 프리미엄 모델을 제외하고 가격 대비 성능을 앞세워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과 긴 주행거리, 첨단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며 기존 수입차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는 전략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선 이미  BYD의 경우 주요 전기 SUV와 세단 라인업이 약 2만~4만 달러(한화 약 2700만~5500만 원) 수준에서 형성돼 있으며, 지커와 샤오펑 역시 중형 전기 SUV 기준 3만~5만 달러대 가격대를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수입차 시장의 경쟁 구도를 한층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는 일부 프리미엄 브랜드 중심의 경쟁 구도가 형성돼 있었다면 앞으로는 전기차 중심의 신규 브랜드까지 가세하며 다층적인 경쟁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완성차업계 내 한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요구 충족이 중요해진 상황”이라며 “가격을 포함한 상품성 전반에서 고객 맞춤형 전략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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