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규제 강화 속 대체재 넘어 실거주 상품으로 재조명
[미디어펜=조태민 기자]수도권 주거용 오피스텔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형을 중심으로 매매가격지수가 고점을 새로 쓰고 주요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면서다. 아파트 시장에 대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입지와 상품성을 갖춘 주거용 오피스텔이 실수요 선택지로 재평가받는 모습이다.

   
▲ 주거용 오피스텔이 단순한 아파트 대체재를 넘어 독립적인 주거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6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3월 수도권 대형 오피스텔(전용면적 85㎡ 초과) 매매가격지수는 165.2p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4.68% 오른 수치로, 오피스텔 시장이 강세를 보였던 2022년 11월의 161.5p를 웃도는 수준이다.

상승 흐름도 길어지고 있다. 수도권 대형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는 2024년 10월 상승 전환한 뒤 18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까지 최근 1년간 상승률은 4.68%로, 직전 1년 같은 기간 상승률인 0.68%보다 상승폭이 4%p 커졌다.

중대형 오피스텔 시장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수도권 중대형 오피스텔(전용면적 60㎡ 초과~85㎡ 이하)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이 기간 누적 상승률은 0.74%로, 전년 같은 기간 -0.51%와 비교하면 반등 폭이 뚜렷하다.

실제 거래 현장에서도 가격 강세가 확인된다.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하이페리온’ 전용 137㎡는 지난 3월 31억8000만 원에 거래돼 종전 최고가인 29억7000만 원을 2억 원 이상 넘어섰다. 용산구 ‘래미안 용산더센트럴’ 전용 77㎡는 올해 2월 15억5000만 원에 손바뀜하며 지난해 말보다 2억5000만 원 올랐고, 송파구 ‘롯데캐슬골드’ 전용 95㎡도 같은 달 12억 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시장에서는 주거용 오피스텔이 단순한 아파트 대체재를 넘어 독립적인 주거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공급되는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확대와 커뮤니티, 주차, 마감 수준 개선 등을 통해 아파트에 가까운 상품성을 갖춘 단지가 늘고 있어서다.

실제 거주 만족도 조사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가 2024년 발표한 ‘오피스텔 거주 및 소유 특성’ 자료를 보면 주택 전반 만족도는 4점 만점 기준 오피스텔이 3.14점으로 아파트 3.12점을 소폭 웃돌았다. 주거환경 항목에서도 상업시설, 대중교통, 주차시설, 도시공원 접근성 등은 오피스텔 만족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특히 상업시설 접근성은 3.32점, 대중교통 접근성은 3.38점으로 각각 아파트의 3.08점, 3.07점을 상회했다.

규제 환경 차이도 수요 유입 배경으로 꼽힌다. 아파트는 지난해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 축소와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적용 등으로 매수 부담이 커졌다.

반면 오피스텔은 비주택으로 분류돼 청약 시 실거주 의무가 없고, 대출 규제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기존 단지 매매 때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가 없고 기존 주택 처분 요건도 적용되지 않는다. 토지거래허가제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최근 주거용 오피스텔 강세를 단순한 규제 반사이익으로만 보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핵심 입지에 들어선 중대형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주거 편의성과 상품성이 올라가면서 실수요층이 실질적인 선택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급지를 중심으로 주거용 오피스텔이 단순 대체재를 넘어 자체 경쟁력을 갖춘 상품으로 평가받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양질의 주거용 오피스텔 공급이 늘어나면 주택 수요 분산과 시장 안정에도 일정 부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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