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병도 "재정·금융 대응은 정쟁 분리"...매주 월요일 정기 회동하며 상황 점검
송언석 "스태그플레이션 진입 우려"...현금 살포 경계하며 실효적 대책 촉구
비중동산 원유 다변화 예산 지원 합의...26조 규모 '전쟁 추경' 신속 집행 주력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중동 전쟁 장기화로 인한 '3고(고유가·고환율·고금리)' 위기가 현실화되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16일 국회에서 긴급 점검 회의를 열고 초당적 협력을 약속했다. 

여야 원내대표가 정부 부처 관계자들을 대동해 공동으로 민생 현안을 보고받고 대응책을 논의한 것은 헌정사상 드문 사례로 정쟁을 멈추고 국정 책임에 공동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관 보고에 앞서 "양당 원내대표실 사이의 물리적 거리 60m를 좁히는 첫걸음"이라며 "정치적 거리가 멀다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고 협치 의지를 다졌다.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극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원내대표 긴급 점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2026.4.16./사진=연합뉴스


한 원내대표는 1997년 외환위기, 2020년 코로나19 초기 사례를 언급하며 "재정·금융 대응만큼은 정쟁에서 분리하는 선례를 여야가 만들어왔다"며 "오늘 한 번으로 끝내지 않고 양당 원내대표가 매주 월요일 정기적으로 회동해 상황을 점검하고 신속한 예산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소수 야당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경청의 자세를 견지해달라"고 전제하면서도 정부와 여당의 위기 진단에 대해서는 날 선 지적을 내놨다. 

그는 "단순 경기 침체가 아니라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며 "현금 살포식 추가경정예산 처방은 물가와 환율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석유 최고가격제 등 에너지 가격 통제 정책과 차량 5부제 등을 "실효성 없는 탁상행정"이라고 비판하며 전면 재검토와 중단을 촉구했다. 다만 "국가와 국익을 위해서라면 대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협치의 끈을 놓지 않았다.

   
▲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중동 상황 대응·극복을 위한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원내대표 긴급 점검 회의에 참석해 기념 촬영하고 있다. 한 원내대표 왼쪽은 조현 외교부 장관, 송 원내대표 오른쪽은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2026.4.16./사진=연합뉴스


이어진 기관 보고에서 정부는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만큼 비상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송 대표께서 여러 말씀을 주셨다. 재검토 의견도 있었지만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적절한 보상 체계를 마련할 수 있도록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윤 실장은 26조 2000억 원 규모의 '전쟁 추경'을 언급하며 "석유 최고가격제 등 국민 부담을 덜고 고유가 피해 지원을 신속히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 조치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공급처 다변화를 위한 특사 파견과 재외국민 보호 대책을 보고했다. 

특히 산업통상부는 정유사들이 중동산 외의 원유를 활용할 수 있도록 설비 구축을 지원하고 현재 세계 6위 수준인 비축유 확보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기 위한 예산 반영을 국회에 요청했다.

회의 종료 후 여야는 기자들과 만나 원유 수급 안정화와 도입선 다변화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비중동산 원유 활용을 위한 제도적 기반 마련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기로 했다"며 "정유사가 불안해하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정보 공개도 당부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회의를 정례화해 주기적으로 만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김주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