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에서 K-컬처는 사계절 내내 시즌제로 열린다
수정 2026-04-17 18:33:53
입력 2026-04-17 15:08:54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북유럽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큐레이션...‘근원’부터 ‘순환’까지 4단계 서사 전개
단청 색채 활용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공개, 전시·공연·강좌 등 전방위 홍보
단청 색채 활용한 브랜드 아이덴티티 공개, 전시·공연·강좌 등 전방위 홍보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북유럽의 긴 겨울이 지나고 만개하는 봄꽃처럼, 스웨덴의 차가운 대지 위로 한국 문화의 따스하고도 강렬한 생명력이 사계절의 흐름을 따라 깊게 뿌리 내린다.
주스웨덴한국문화원(원장 유지만, 이하 문화원)이 북유럽 현지인들의 문화 소비 패턴에 맞춘 혁신적인 연간 기획 시스템을 선보인다. 문화원은 2026년 한 해 동안 계절별 테마에 맞춰 한국 문화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리는 ‘시즌 테마(Säsongstema)’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즌제는 계절의 변화와 절기를 중시하는 스웨덴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것으로, 산발적인 행사 위주에서 벗어나 일관된 철학과 서사 아래 K-컬처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려는 시도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6년 핵심 정책 기조인 ‘콘텐츠 우선 체계로의 전환’을 현지 맥락에 맞게 구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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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스웨덴한국문화원이 2026년 한 해 동안 계절별 테마에 맞춰 한국 문화의 다채로운 매력을 알리는 ‘시즌 테마(Säsongstema)’ 제도를 도입한다. 사진 왼쪽은 시즌제 포스터, 오른쪽은 그 중 봄 시즌 포스터. /사진=주스웨덴한국문화원 제공 | ||
꽃의 생명력에 빗댄 4단계 서사…‘단청’ 색채로 시각화
2026년 시즌 테마는 한국 문화가 현지에 뿌리내리고 만개하는 과정을 꽃의 생명 주기에 비유해 기획됐다. △ 봄(3~5월)은 씨앗을 틔우는 ‘근원(Rot)’, △ 여름(6~8월)은 줄기가 뻗어 나가는 ‘역동(Puls)’, △ 가을(9~11월)은 꽃을 피우는 ‘서사(Narrativ)’, △ 겨울(12~2월)은 씨앗을 품고 확장 기반을 다지는 ‘순환(Cirkulation)’을 주제로 한다.
문화원은 사계절의 흐름을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한국 전통 ‘단청’의 오방색 중 흑·적·녹·청을 접목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도 공개했다. 계절별 홍보물에 통일된 컬러를 적용해 현지인들이 K-컬처의 시즌별 매력을 한눈에 인지하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봄 시즌 ‘근원’…‘이규한 전시’와 가야금 공연으로 문 열어
첫 번째 테마인 ‘근원(Rot)’은 5월까지 이어지며 한국 문화의 본질 전달에 집중한다. 지난 16일부터는 스웨덴 최대 야간 행사인 ‘스톡홀름 문화의 밤’을 계기로 이규한 작가의 기획전 'Border'를 선보이고 있다. 에르메스 등 글로벌 브랜드와 협업해 온 이 작가는 간판 등 기성품을 해체해 한국 근현대사의 기억을 조명 작품으로 재구성했다.
전시와 함께 한국 전통 무속의 ‘고사’ 퍼포먼스를 결합한 한식 테이스팅, 1980~90년대 서울의 거리 음악을 재해석한 ‘서울 리믹스 리스닝 세션’ 등 현대적 감각의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어 5월 7일에는 스톡홀름 콘서트하우스에서 개원 3주년 기념 공연 '가야금의 무감각화'가 열려, 전통 가야금 선율과 무속(굿) 장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인문학부터 K-팝 댄스까지…교육 프로그램 전폭 확대
시즌제의 철학은 문화 강좌와 세종학당 운영에도 깊숙이 스며든다. 사찰음식의 철학과 명상을 결합한 한식 강좌를 비롯해 K-콘텐츠를 인문학적 시선으로 분석하는 한국학 강좌가 신설됐다. 가야금·단소 실습, 민화, 현대 서예 등 전통 강좌는 물론 수요가 높은 K-팝 댄스 강좌도 상시 운영된다.
특히 세종학당은 한국어 교육과 문화를 연계한 ‘세종문화아카데미’를 신설해 K-뷰티, 한식 디저트 체험 등을 실시한다. 명절 체험 행사와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통해 현지 학습자들이 한국 문화와 깊이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도 강화할 방침이다.
유지만 문화원장은 “스웨덴 현지인이 사랑하는 사계절의 흐름 속에 한국 문화의 생명력을 담아내고자 했다”며 “'근원'에서 시작해 '순환'으로 이어지는 체계적인 큐레이션을 통해 북유럽 전역에 K-컬처의 꽃을 피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