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혜란과 완벽한 모자 호흡...절제된 감정과 맑은 눈빛으로 관객 사로잡아
정지영 감독 "한국 영화계 이끌 보석" 극찬, '진정성 있는 배우'로 성장 예고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제주 4.3 사건이라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잃어버린 이름과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영화 '내 이름은'이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1948년, 아홉 살의 나이로 참혹한 현장을 겪은 뒤 자신의 이름조차 잊어버린 채 살아온 주인공 '정순'의 삶을 다룬 이 작품에서, 정순의 아들 '영옥'으로 분한 신예 신우빈에게 영화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영화 '내 이름은'은 평생을 '정순'이라는 이름으로 살아왔으나, 문득 떠오르는 과거의 잔상 속에서 진짜 자신을 찾아 나서는 한 여성의 여정을 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신우빈은 어머니 정순(염혜란 분)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아들 '영옥' 역을 맡아 스크린 데뷔전을 치렀다.

   
▲ 영화 '내 이름은'을 통해 난생 처음 연기에 도전한 신우빈. 염혜란의 아들 연기가 그에게 큰 의미였던 것으로 보인다. /사진=CJ CGV 제공


영옥은 어머니의 흐릿한 기억 속 고통을 함께 감내하며, 그녀가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돕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첫 연기 도전임에도 불구하고 신우빈은 어머니를 향한 안쓰러움과 역사의 비극을 마주하는 청년의 복잡미묘한 심경을 절제된 감정으로 표현해냈다. 특히 염혜란이라는 대배우와의 호흡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내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우빈의 발탁은 거장 정지영 감독의 안목에서 시작됐다. 정 감독은 기자간담회 당시 신우빈에 대해 "오디션에서 그의 눈을 본 순간, 맑으면서도 깊은 슬픔이 서려 있는 눈빛에 매료됐다"며 "앞으로 한국 영화계를 이끌어갈 보석 같은 배우가 될 것"이라고 이례적인 극찬을 남겼다.

언론과 평단 역시 그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감정을 과하게 쏟아내지 않으면서도 인물의 내면을 담백하게 전달하는 그의 연기 스타일은 제주 4.3이라는 묵직한 소재와 만나 더욱 빛을 발했다. "과거 이제훈이나 유아인의 신인 시절을 연상시키는 섬세한 완급 조절"이라는 호평과 함께, 어머니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영옥'의 따뜻한 시선을 완벽히 구현했다는 분석이다.

   
▲ 영화게에서는 신우빈에 대해 '정지영이 찾아낸 보석'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사진=CJ CGV 제공

신우빈은 인터뷰를 통해 "스타가 되기보다 배역의 이름으로 대중에게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진솔한 가치관을 밝혔다. 그는 '영옥'이라는 인물이 단순히 관찰자에 머물지 않고, 어머니 정순이 세상과 다시 화해하는 과정의 동반자가 되길 바랐다며 대본 연구에 매진했던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염혜란 선배님의 눈을 보고 있으면 연기가 아닌 진심이 나왔다"며 현장에서 느꼈던 뜨거운 에너지를 회상했다.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영화를 관람했을 당시에도 "정순과 영옥의 모자 관계가 주는 뭉클함이 압권"이라는 관람평이 잇따르며 신우빈의 이름은 각종 뉴스 면을 장식했다.

역사의 비극 속에서 희망의 단초를 찾아가는 영화 '내 이름은'을 통해 찬란하게 빛을 발한 신예 신우빈. 풋풋한 매력과 깊은 감성을 동시에 지닌 그가 이번 작품을 발판 삼아 앞으로 어떤 필모그래피를 채워나갈지, 한국 영화계가 이 젊은 보석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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