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은 왜 45세에 ‘댄스머신’이 되려고 할까
수정 2026-04-20 17:01:27
입력 2026-04-20 14:52:28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손재곤 감독 코미디 ‘와일드 씽’ 스크린 복귀...흥행 갈증 해소할 승부수?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현실적인 비주얼’을 가진 배우를 꼽으라면 단연 강동원이다. 늘 서늘한 카리스마나 신비로운 아우라를 두르고 스크린을 누볐던 그가 오는 6월, 예상치 못한 모습으로 돌아온다. 바로 손재곤 감독의 신작 ‘와일드 씽’을 통해서다.
강동원은 이 영화에서 20년 전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리더이자 댄스머신 ‘현우’ 역을 맡았다. 5월 7일 제작보고회를 앞둔 지금, 영화계의 시선은 한 곳으로 쏠린다. “강동원은 도대체 왜, 지금 이 시점에 코미디를 선택했는가”에 대한 의문이다.
강동원의 최근 성적표를 들여다보면 그의 고민이 읽힌다. 2022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126만)로 칸 레드카펫을 밟았지만, 작품의 영광은 송강호의 남우주연상으로 향했다. 이어 2023년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191만)과 2024년 ‘설계자’(52만)는 손익분기점의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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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동원이 코미디 영화 '와일드 씽'으로 연기 인생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
이 밖에도 일종의 '외도'였던 넷플릭스 영화 ‘전,란’이나 디즈니+ ‘북극성’ 등 글로벌 OTT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화제성을 유지했으나, 소위 ‘공전의 히트’라 불릴 만한 대중적 파괴력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약 5년 간 이어진 스크린에서의 ‘흥행 갈증’은 강동원에게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함을 시사했다. 그동안 쌓아온 세련되고 진지한 이미지만으로는 급변하는 극장가 관객들의 입맛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을 터다.
그런 그가 선택한 파트너는 1600만 관객을 웃긴 ‘극한직업’의 제작사 어바웃필름과 ‘코미디 장인’ 손재곤 감독이다. 무거운 장르물이나 작가주의 영화 대신, 관객이 가장 쉽고 즐겁게 접근할 수 있는 ‘코미디’라는 장르로 회귀한 것이다. 특히 불혹을 넘긴 나이에 댄스 그룹의 리더로 분해 춤을 추고 망가지는 설정은 그 자체로 파격적이다.
영화 속 ‘현우’는 화려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생계형 방송인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강동원은 이번 작품에서 자신의 장점인 우월한 피지컬을 역설적으로 코미디의 소재로 활용한다. 엄태구(상구 역), 박지현(도미 역)과 함께 9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혼성 그룹으로 변신해 선보일 ‘몸 개그’와 ‘능청스러운 연기’는 그가 지금까지 한 번도 보여준 적 없는 모습이다.
사실 강동원은 과거 ‘전우치’나 ‘검사외전’에서 가벼운 캐릭터를 소화하며 의외의 흥행력을 과시한 바 있다. 이번 ‘와일드 씽’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지만, 결은 다르다. 단순히 가벼운 캐릭터를 넘어 나이와 이미지에 걸맞지 않을 법한 ‘왕년의 아이돌’이라는 무모한 도전을 통해, 대중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멋짐’을 스스로 파괴하는 전략을 택했기 때문이다.
영화계 관계자들은 “강동원은 영리한 배우다. 자신의 비주얼이 주는 피로도(?)를 코미디라는 가장 강력한 반전 카드로 상쇄하려는 것”이라며 “오정세라는 코미디 베테랑과 엄태구라는 의외의 조합 속에서 강동원이 얼마나 힘을 빼고 관객과 소통하느냐가 제2의 전성기를 결정짓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와일드 씽’은 강동원에게 단순한 차기작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안전한 길 대신 ‘와일드’한 변신을 택한 그의 승부수가 올여름 극장가에 어떤 웃음 폭탄을 던질지, 그리고 이 파격적인 선택이 다시 한번 그를 흥행의 정점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