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 보장에 파격 보조금"...K-조선, 인도 안방 품는다
수정 2026-04-21 16:43:33
입력 2026-04-21 16:43:15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인도정부, 시설 지원·발주 보장·생산 보조금 등 파격 정책 공식화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3사3색 현지화 잰걸음
지정학적 갈등·중국 견제 반사이익…서남아시아 생산동맹 가시화
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 3사3색 현지화 잰걸음
지정학적 갈등·중국 견제 반사이익…서남아시아 생산동맹 가시화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한·인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도 해양 인프라 확충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책이 공식화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수주 영토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인도 정상회담에서 인도 정부는 국내 조선사들의 현지 진출을 유치하기 위해 조선 시설 건설 지원, 선박 발주 수요 보장, 선박 생산 보조금 지급 등 정책 지원을 약속했다. 이는 기술 협력을 넘어 인도를 K조선의 글로벌 생산 전초기지로 편입시키기 위한 전략적 포석으로 분석된다. 현지 정부의 인센티브가 공식화됨에 따라 인도 시장 진출을 노려온 조선 3사의 진출 전략도 한층 탄력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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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인도 정상회담을 계기로 인도 해양 인프라 확충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책이 공식화되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새로운 수주 영토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사진=제미나이 | ||
◆ HD한국조선해양, 타밀나두 주정부와 교감… 스마트 야드 전수 박차
HD한국조선해양은 인도가 추진하는 조선소 현대화 사업에 자사의 스마트 야드 기술을 이식하는 방식을 전략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인도 타밀나두 주정부 측 및 현지 관련 기업 등과 신규 합작 조선소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고 대규모 투자를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디지털 트윈 기술을 바탕으로 인도의 노후화된 야드를 지능형 생산 기지로 탈바꿈시켜 현지의 부족한 숙련도 문제를 기술력으로 극복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인도의 저렴한 노동력과 한국의 공정 효율성을 결합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현지 정부가 보장한 선박 발주 물량을 스마트 공정으로 소화할 경우 서남아시아 지역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국내 중소 기자재 업체들과의 동반 진출도 활발히 논의되는 분위기다. 현지 야드의 현대화는 결국 한국산 부품과 장비의 대규모 수출을 수반하기 때문에 대형 조선사와 협력사가 함께 움직이는 패키지형 진출 모델이 검토되고 있다.
◆ 삼성중공업·한화오션, 스완·HSL 손잡고 특수선 및 에너지 시장 정조준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인도의 특화된 조선소들과 교감을 넓히며 고부가가치 선박 및 특수선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하반기 인도 최대 드라이 도크를 보유한 스완 조선소와 전략적 사업협력 MOU를 체결하는 행보를 보였다. 인도가 급격히 확대 중인 가스 에너지 수요에 맞춰 해상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FLNG) 등 해양 플랜트 물량을 현지에서 소화하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현지 최대 조선소와의 합작을 통해 복잡한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고 안정적인 프로젝트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한화오션은 인도 국영 힌두스탄 조선소(HSL)와 손잡고 해군력 증강 계획과 맞물린 특수선 및 잠수함 유지보수(MRO) 시장을 겨냥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경영진이 직접 HSL을 방문해 현장 실사를 진행하는 등 인도의 안보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심층적 협력을 타진한 바 있다.
중국과의 해상 패권 경쟁을 위해 최신예 함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인도의 지정학적 상황을 고려할때 한화오션이 서남아시아 지역의 거점 방산 파트너로 도약할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 중국 따돌릴 골든타임…민관 합동 금융 지원 관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중국은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무기로 한국의 텃밭이던 프리미엄 시장까지 잠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인도-중국 간 국경 분쟁과 안보 갈등은 역설적으로 국내 기업들에게 반사이익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 정부가 국내 기업에 보조금과 발주를 보장하는 것은 중국의 조선 굴기를 견제하려는 전략적 선택의 결과로 해석된다.
이런 수주 독점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약속한 CEPA(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 개선과 더불어 실질적인 금융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 정부의 보조금 외에도 초기 현지 설비 투자에는 막대한 자금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수출입은행 등 정책 금융기관을 통한 저리 융자와 특별 보증 등 범정부 차원의 유인책이 동원돼야 진출에 속도를 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팽창하는 해양 인프라 수요를 앞세워 중국을 대체할 유일한 거대 생산 기지로 부상하고 있다"며 "정상 간 합의로 마련된 보조금이라는 강력한 당근을 실질적인 수주 실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정밀한 실행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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