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원유 재고 9억배럴 증발"…K-태양광, 빅테크 독립 전력망 대안 부상
수정 2026-04-22 15:49:02
입력 2026-04-22 15:42:29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K-태양광, 단순 제조 넘어 발전소 기획·건설·운영 아우르는 토털 솔루션 진화
한화·OCI '소재부터 발전까지' 수직계열화 사활…거시 변수 통제·주도권 모색
중국 저가 공세의 한계, 전반적 관리 역량과 비중국 공급망으로 정면 돌파
한화·OCI '소재부터 발전까지' 수직계열화 사활…거시 변수 통제·주도권 모색
중국 저가 공세의 한계, 전반적 관리 역량과 비중국 공급망으로 정면 돌파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화석연료 수급의 불안정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가 구축 중인 '에너지 자립 밸류체인'이 글로벌 대형 발주처들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부품 제조를 넘어 발전소 건설·운영을 책임지는 K-태양광의 다운스트림 확장 전략이 빅테크 기업들의 장기 전력 수요와 맞물려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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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글로벌 화석연료 수급의 불안정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태양광 업계가 구축 중인 '에너지 자립 밸류체인'이 글로벌 대형 발주처들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사진=제미나이 | ||
22일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에 따르면 최근 해상 물류 차질의 여파로 전 세계 원유 및 관련 제품 재고가 약 9억 배럴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해협 통행이 점진적으로 정상화되더라도 막대한 물량을 이전 수준으로 다시 비축하는 데는 최소 2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구조적 경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상적인 공급 흐름 재개돼도 재고를 채우려는 상시적 수요가 유가의 하방을 지지하거나 변동성을 키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화석연료 중심의 밸류체인의 외부 충격 취약성이 재확인되면서 전력망 생태계 주도권도 원자재 의존도를 낮출 수 있는 영역으로 이동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널뛰는 유가에 전기요금을 맡길 수 없는 발주처들은 외부 거시 변수의 영향을 튕겨내고 장기간 확정된 가격에 에너지를 공급받는 재생에너지 장기전력구매계약(PPA)으로 확실하게 방향을 틀며 새로운 역학 관계를 형성하는 양상이다.
◆ 소재부터 운영까지 '수직계열화'… 한화·OCI 기업별 맞춤형 승부수
국내 태양광 업계는 단순 제조를 넘어 토탈 에너지 솔루션으로의 체질 개선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조지아주 솔라 허브를 통해 기초 소재부터 모듈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대규모 발전소 건설(EPC) 및 운영(O&M)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며 북미 시장 장악력을 높였다.
OCI홀딩스 또한 기초 소재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운스트림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다. OCI홀딩스 핵심 거점인 말레이시아 공장(OCI 테라서스)은 비중국 폴리실리콘 생산 기지로 화석연료가 아닌 수력발전 전력을 사용해 소재를 생산한다는 점이 강력한 무기다. 이는 이번 유가 쇼크로부터 원가 구조가 자유로울 뿐만 아니라 저탄소 공급망을 요구하는 미국과 유럽 발주처의 니즈에 부합해 수주 협상력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들 기업은 확보한 기초 소재 경쟁력을 지렛대 삼아 동남아 및 북미 지역의 대규모 발전 사업권을 직접 확보하며 이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중국의 물량 공세에 밀려 가격 결정권을 잃었지만, 이제는 소재 생산부터 발전소 운영 및 전력 판매까지 이어지는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공급망을 완성해 외부 위기를방어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다.
◆ 중국 저가 공세 한계…신뢰도가 가격 경쟁력 압도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의 밸류체인 내재화 전략이 중국의 저가 공세를 방어할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고 진단한다. 가격 위주의 단순 부품 시장에서는 막대한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을 따돌리기 어렵지만, 고도의 기술적 신뢰성과 철저한 사후 관리가 필수적인 '통합 솔루션' 영역에서는 한국 기업들의 프로젝트 관리 역량이 훨씬 강력한 무기가 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는 중국산 부품보다 미국과 동남아 등 안전한 지역에 생산 기반을 두고 발전소 전체를 책임질 수 있는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에너지 안보가 국가와 기업의 생존 문제로 직결되면서 가격표의 숫자보다 '얼마나 안정적으로 전력망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수주전의 핵심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이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9억 배럴의 재고 구멍은 화석연료 경제가 가진 태생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며 "태양광 부품 생산부터 발전소 기획, 건설, 운영까지 통합 밸류체인을 선점한 K-태양광 기업들이 향후 글로벌 전력 시장 재편 과정에서 수주 성과를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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