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첫날 3만 7000 명 동원…역대 정치 다큐 오프닝 2위 기록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비주얼리스트 이명세 감독의 신작이자 시네마틱 다큐멘터리인 영화 ‘란 12.3’이 개봉과 동시에 극장가를 집어삼켰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당시 민주주의를 사수하기 위해 국회로 모여든 시민들의 사투를 담은 이 영화는 압도적인 기록을 세우며 흥행 돌풍을 예고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2일 개봉한 ‘란 12.3’은 첫날 3만 703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실시간 박스오피스 2위,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이는 2017년 전국적인 신드롬을 일으켰던 영화 '노무현입니다' 이후 무려 9년 만에 한국 정치 다큐멘터리 역사상 가장 높은 오프닝 스코어다.

특히 4월 극장가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대거 몰린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한 기록 영화를 넘어, 당시 현장에 있었던 시민들은 물론 그날의 긴박함을 목격했던 대중들이 스크린을 통해 다시 한번 ‘민주주의의 승리’를 확인하고자 하는 열망이 투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 이명세 감독의 신작이자 시네마틱 다큐멘터리인 영화 ‘란 12.3’이 개봉하자마자 박스오피스를 강타했다./사진=NEW 제공


영화는 다큐멘터리임에도 불구하고 이명세 감독 특유의 스타일리시한 영상미와 독창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내레이션을 배제하는 대신 강렬한 사운드트랙과 조명을 활용해 마치 한 편의 ‘현대적 무성영화’를 보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실관람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주요 멀티플렉스 평점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유지 중인 관객들은 “이명세 감독의 감수성이 입혀진 21세기형 다큐멘터리”, “음악만으로도 현장의 공포와 전율이 완벽하게 전달된다”며 연출적 성취에 찬사를 보냈다. 특히 국회 앞을 메운 휴대폰 불빛을 포착한 ‘빛의 혁명’ 시퀀스는 영화의 정점이자 눈물샘을 자극하는 명장면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란 12.3’의 흥행 배경에는 최근 사회적 화두인 5·18 민주화운동의 헌법 전문 수록 논의와 맞물린 민주주의에 대한 높은 관심이 자리 잡고 있다. 영화는 헬기 소리가 고막을 때리는 공포의 순간부터 국회를 지킨 시민들과 시민을 지킨 군인들의 모습까지 가감 없이 담아냈다.

많은 관람객이 이 영화를 두고 “역사적 비극을 막아낸 ‘서울의 봄’ 희망 버전”이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비상계엄이라는 국가적 위기 상황 속에서 헌법적 가치를 지켜낸 평범한 주인공들의 모습은 개봉 30주년을 맞아 재개봉하는 영화 '꽃잎'과 더불어 한국 현대사의 비극과 희망을 관통하는 중요한 텍스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압도적인 평점과 함께 ‘n차 관람’ 열풍 조짐까지 보이고 있는 ‘란 12.3’은 2026년 상반기 한국 영화계의 가장 뜨거운 문제작이자 화제작으로 장기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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