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피해 환급 비용의 최종 부담 주체를 놓고 카드업계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계가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최근 여행·항공권 상품을 신용카드로 할부결제하고도 티몬·위메프 사태로 서비스를 이용 못 한 소비자가 카드사에 행사한 청약철회권은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카드사가 소비자에게 결제대금을 환급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 티몬·위메프(티메프) 사태 피해 환급 비용의 최종 부담 주체를 놓고 카드업계와 전자지급결제대행(PG) 업계가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사진=각 사 제공


지난해 12월 말 기준 금감원과 카드사 9곳에 접수된 관련 민원은 약 1만1696건, 분쟁 금액은 약 132억원 수준이다.

카드사들은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조정안 수용 여부를 오는 28일까지 전달할 예정이다. 카드사들은 소비자 환급 결정을 수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도 최종 책임은 PG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티몬과 위메프가 카드사와 직접 계약을 맺은 가맹점이 아닌 PG사와 계약을 맺은 '하위 가맹점'인 만큼 서비스 미이행에 따른 책임은 PG사가 져야 한다는 것이다. 카드사들이 실질적으로 계약을 맺은 것은 PG사로 PG사와 카드사가 맺은 계약에서는 하위 가맹점에 문제가 생길 경우 책임을 PG사가 부담하도록 돼 있다.

또 카드사들은 이미 결제대금을 PG사에 지급한 상태에서 환급까지 진행하면 이중 지급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우선 소비자에게 결제대금을 선지급한 뒤 이를 PG사에 구상권 형태로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G사가 구상권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카드사가 PG사에 지급해야 할 정산대금에서 상계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PG업계에 환급 비용을 전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PG업계는 책임 회피에 급급하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PG협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제도적 공백 속에서 발생한 대형 플랫폼 사고의 책임을 사후적으로 특정 사업자에게 집중시키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결제 시스템 전반의 구조적 실패를 PG업계에 전가하는 것은 시장 원리를 왜곡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카드사는 그동안 제휴 할인과 무이자 할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발급 등을 통해 결제를 적극 유도하며 수익을 키워왔으면서도, 위기 상황에서는 스스로를 ‘단순 전달자’로 규정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소비자가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이유는 결제 편의뿐 아니라 카드사가 제공하는 ‘신용 보강’과 ‘거래 안전성’에 대한 신뢰 때문”이라며 “이 신뢰에 수반되는 비용과 리스크를 PG사에 떠넘기는 것은 신용카드 제도의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금감원 분조위가 티메프 피해 소비자에 대한 카드사의 책임을 인정했음에도 구상권 청구와 정산금 상계를 거론하며 부담을 PG사에 전가하려 하고 있다”며 “소비자 보호의 최종 책임 주체인 카드사가 환급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구상권 행사를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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