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예약 이어지던 상황서 종료 결정…소비자·딜러 영향 불가피
[미디어펜=이용현 기자]혼다코리아가 올해 말을 기점으로 국내 자동차 판매 사업을 전격 종료한다. 수년간 이어진 판매 부진 속에서 사업 구조 재편을 선택한 가운데 시장 충격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최근까지 정상 판매가 이어진 상황에서의 급작스러운 발표라는 점에서 소비자와 딜러사 모두 혼란이 예상된다.

   
▲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에서 한국 사업장 철수사유를 설명하고 있다./사진=이용현 기자


혼다코리아는 23일 ‘사업 운영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2026년 말 한국 시장에서 자동차 판매 사업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다만 차량 유지관리, 부품 공급, 보증 대응 등 애프터서비스(AS)는 지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는 이날 “시장 환경 변화와 환율 등 사업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경영 자원을 중점 영역에 집중하기로 했다”며 “자동차 판매 사업 종료 이후에도 고객 불편이 없도록 책임감 있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1만 대 클럽’에서 2000대로…판매실적 하락세

혼다코리아의 국내 자동차 사업은 최근 수년간 뚜렷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연간 판매량은 2018년 7956대, 2019년 8760대에서 2020년 3056대로 급감한 이후 지속적으로 반등에 실패해왔으며, 올해 역시 3월까지 211대 판매에 머물며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부진의 원인으로 △제품 경쟁력 약화 △SUV·전동화 라인업 대응 지연 △가격 경쟁력 저하 등을 꼽아왔다. 특히 최근 출시된 ‘CR-V 하이브리드’와 ‘파일럿’ 등 신차의 가격이 이전 대비 약 700만원 인상되면서 일본 브랜드 특유의 ‘가성비’ 이미지가 희석됐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번 결정은 발표 하루 전 최종 확정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장의 당혹감은 더욱 커절 것으로 관측된다. 현 혼다코리아의 판매를 맡고 있는 KCC오토, 일진모터스, JS모터스 등 주요 딜러사의 경우 전시장 운영과 인력 유지, 향후 사업 지속 여부 등을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혼다코리아 측은 재고 부담과 관련해 “온라인 판매 체제 도입으로 차량 재고는 본사가 보유하고 있어 딜러 부담은 크지 않다”고 설명했지만, 인력과 전시장 운영 등 핵심 문제에 대해서는 “각 딜러사와 개별 협의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비자 측면에서도 부담은 불가피하다. 사전예약을 받아온 ‘뉴 파일럿 블랙에디션’ 등 최근까지 정상 판매가 이어진 만큼 향후 중고차 가격 하락 등 이른바 ‘브랜드 철수 리스크’를 떠안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브랜드가 시장에서 철수할 경 차량 유지 비용 자체보다 재판매 가치 하락이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브랜드 신뢰 약화와 수요 감소가 맞물리며 중고차 시장에서 가격 하락 압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혼다코리아는 AS와 부품 공급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서비스망 축소 가능성과 장기적인 부품 수급 안정성 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해당 우려에 대해 이지홍 대표이사는 “사전예약 대기 고객은 상황 설명 후 계약 유지 및 취소에 대한 의견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중고차 잔존가치는 판매하락에 대한 보상은 기획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 혼다코리아 기자회견 현장(왼쪽부터 이준택 혼다코리아 상무이사, 이지홍 혼다코리아 대표이사)./사진=이용현 기자


◆완성차 판매 접고 오토바이 ‘올인’

반면 모터사이클 사업은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혼다코리아 모터사이클 부문은 연간 약 4만 대 수준의 판매를 기록하며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는 향후 모터사이클을 핵심 사업으로 삼고 상품 라인업 확대와 고객 체험 강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자동차 사업에서 철수하는 대신, 수익성과 경쟁력을 확보한 영역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적 선택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번 결정은 한국 시장에 한정된 것으로, 글로벌 차원의 전면 철수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직원들은 타 직무로 전환 배치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인력 운영 방안은 향후 단계적으로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이지홍 대표이사는 “지금까지 혼다 자동차를 사랑해 주신 고객과 각 딜러 사 및 여러 관계자 모든 분들로부터 받은 지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판매 사업 종료 후에도 차량 유지관리 서비스, 부품 공급, 보증 대응 등 애프터 서비스는 지속하여, 고객에게 가능한 한 불편함을 드리지 않도록 책임감 있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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