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노원 매물 80% 증발…강북권 신고가 속출
실거주 의무·대출 규제에 가로막힌 공급 통로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정책이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전셋값은 6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는 모습이다. 강북권 일대 전세 매물이 급감하면서, 세입자들의 주거 불안이 아파트를 넘어 비아파트 시장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서울 아파트 전세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다. 정부의 대출 규제와 실거주 의무 정책이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을 부추기는 부작용을 낳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5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셋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은 0.22%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주(0.17%)보다 오름폭이 확대된 것으로, 2019년 12월 이후 주간 단위로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특히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0.15%)을 크게 웃돌며 전셋값이 집값을 밀어 올리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현장의 공급 부족 상태를 나타내는 전세수급지수는 108.39까지 치솟았다. 지수가 100을 넘을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의미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년 전 약 2만7000건에서 현재 1만5000건 수준으로 44%가량 급감했다.

지역별로는 강북권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성북구는 전세 매물이 1년 새 85.8% 사라졌고, 노원구 역시 80% 이상의 감소율을 보였다. 

공급이 끊기자 가격은 자연스럽게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성북구 장위동 ‘꿈의숲아이파크’ 전용 84㎡는 이달 초 8억9000만 원에 거래되며 역대 최고가를 새로 썼다.

전문가들은 이번 전세난의 주요 원인으로 ‘공급 통로의 차단’을 꼽는다. 실거주 의무 강화로 갭투자 유인이 사라진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물건은 매매 후 전세를 놓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임대차 기간 내내 가격이 묶이는 구조적 리스크를 피하려는 집주인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추세도 매물 부족을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아파트 전세난이 오피스텔과 빌라 등 비아파트 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점이다. 아파트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차선책을 찾으면서 서민층의 주거 비용 부담은 이중으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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