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시장 개척하며 짊어진 투자 부담, 실질적 이익으로 전환 분기점
IT·차량용 고도화로 ‘대체 불가능한 공급망’ 구축… 협상력 제고 기대
[미디어펜=조우현 기자]LG디스플레이가 1조 원이 넘는 대규모 시설 투자를 단행하며 OLED 시장의 압도적 지위 굳히기에 나선다. 그간 적자와 재무적 어려움 속에서도 지켜온 ‘기술 1등’의 자산과 자부심을 이제는 실질적인 수익성으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대형 OLED 시장을 개척하고 탠덤(Tandem) 기술을 선보이는 등 업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해 왔으나, 재무제표는 늘 가시밭길이었다. 

   
▲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 ‘퍼스트 무버’가 감내한 인고의 시간, 결실 맺나

시장의 판을 짜는 개척자가 짊어져야 했던 막대한 R&D 비용과 중국의 저가 공세라는 파고 속에서 오랜 기간 ‘체질 개선’을 위한 사투를 벌여온 셈이다. 이번 투자는 이 같은 ‘선행 투자의 부담’을 끝내고 본격적인 이익 회수기로 진입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힌다.

지난 22일 공시된 1조1060억 원 규모의 시설 투자(자기자본 대비 약 13%)는 고부가가치 시장인 IT용 및 차량용 OLED 인프라 고도화에 집중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LG디스플레이가 지난 수년간 겪어온 ‘기술 선점의 역설’을 해소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새로운 시장을 열기 위해 투입된 천문학적인 초기 비용은 그간 LG디스플레이의 재무 구조에 무거운 짐이 돼왔다. 하지만 이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그동안 축적된 기술적 노하우를 바탕으로 생산 효율을 극대화해 반전을 꾀할 것이라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구자로서 지불했던 가혹한 비용이 이제는 후발 주자들이 넘볼 수 없는 진입장벽이자 강력한 자산으로 돌아올 시점”이라고 평가했다.


◆ 2028년까지 이어지는 인프라 고도화…체질 개선 속도

이번 투자의 또 다른 핵심은 글로벌 세트 업체(고객사)와의 관계 재정립에 있다. 그동안 디스플레이 산업은 전방 산업의 수요 변화에 실적이 널뛰는 전형적인 공급망 하단의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었다.

LG디스플레이는 차세대 공정 인프라를 공고히 해 고객사가 선택할 수밖에 없는 ‘대체 불가능한 공급처’로서의 지위를 굳힐 계획이다. 특히 하이엔드 IT 기기와 전장 시장에서 초격차 기술을 앞세워 가격 결정권과 협상력을 높이고, 실적 변동성을 최소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투자는 오는 2028년 6월까지 장기적으로 진행된다. 투자가 마무리되는 시점에는 LG디스플레이의 주력 사업 구조가 기존 대형 TV 위주에서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가치 부문으로 완전히 무게중심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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