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매출 늘어도 비용도 동반 상승…환율 수혜 제한적
외형 성장에도 이익률 정체…달러 비용 구조가 발목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최근 달러 강세 국면이 이어지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외형 실적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다만 달러 기반 비용 증가와 환산이익 변동성 확대가 맞물리며 실질적인 수익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 달러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출 비용도 상승해 게임사들의 수익성이 제한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사진=제미나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으로 상승하면서 글로벌 매출 비중이 높은 국내 게임사들의 원화 기준 매출이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북미·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 달러로 발생한 매출이 환율 상승에 따라 원화로 환산되면서 외형상 실적이 개선되는 구조다.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1500원선을 넘나드는 수준까지 오른 만큼 환율 자체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도 과거보다 커졌다는 분석이다.

◆환율 상승 따른 매출 확대…실질적인 수익성은 글쎄

크래프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주요 게임사들은 환율 상승 시 분기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해당 기업은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지고 있어 동일한 달러 매출이라도 환율이 높을수록 원화 기준 실적에 긍정 요인이 된다. 다만 퍼블리싱 구조상 판매관리비 등 판관비용 역시 달러로 발생하는 비중이 높아 실질적인 이익 개선 폭은 제한적이다.

일부 게임사들은 헤지상품을 미리 설정해 환율 리스크를 최소화하기에 나섰다.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개선된 뒤 환율이 급락할 때 되레 환차손을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환율에 따라 상승하는 효과는 분명하지만 해외 마케팅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출이 예고된 비용도 상당해 수익성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출에서는 대표적으로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등 글로벌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있다. 해당 수수료는 통상 매출의 30% 안팎으로 책정되며 플랫폼 내부에서 대부분 달러로 정산된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마케팅 비용 역시 달러 기반으로 집행되는 경우가 많고 외부 IP를 활용한 게임의 경우 로열티 또한 달러로 지급돼 환율 상승 시 비용 부담이 동시에 확대된다.

해외 비중이 높은 퍼블리셔들도 이러한 환율 효과가 매출 확대에 직접적으로 반영되고 있다. 퍼블리셔는 매출과 비용이 동일한 통화로 움직이는 구조를 갖고 있어 환율 상승에 따른 ‘자연 헤지’가 일부 이뤄진다. 

외형상 매출은 증가하지만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환율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되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이다. 특히 외화예금·채권 등 외화자산을 많이 보유한 곳은 환차익으로 순이익이 부풀려지는 반면 이는 영업 체력이 아닌 평가이익 성격이라는 점에서 실질성 논란도 뒤따른다.

◆단순 수치보다 분석 중요…실적 '착시' 주의

앞선 사례와 같이 개발사 역시 환율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평가다. 자체 IP를 보유하고 퍼블리싱까지 병행하는 대형 개발사는 물론 외부 퍼블리셔와 계약을 맺고 수익을 배분받는 중소 개발사들도 달러 기반 정산 구조에 영향을 받는다.

해외 퍼블리셔를 통해 게임을 서비스하는 개발사의 경우 매출 정산이 달러로 이뤄지면서 환율 상승 시 수익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인건비 등 주요 비용이 원화로 지출되는 구조에서는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는 모습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개발사도 완전히 환율 수혜를 받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서비스 확대 과정에서 발생하는 서버 운영비, 외주 개발비, 현지화 비용 등이 달러로 지출되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퍼블리셔와의 수익 배분 구조에 따라 환율 효과가 제한적으로만 반영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퍼블리셔와 개발사 모두 달러 강세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로 수치는 증가했으나 지출 비용 구조 역시 달러로 거래돼 수익성 개선 폭은 제한되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외화환산이익이 순이익 변동성을 확대시키면서 실적의 질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환율 변동에 따라 발생하는 평가이익이 순이익에 반영되면서 일시적인 실적 개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는 영업활동에서 발생한 이익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단순 매출 증가보다는 영업이익과 비용 구조를 중심으로 실적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환율 효과를 제거한 실질 성장 여부와 함께 플랫폼 수수료, 마케팅 효율, IP 비용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달러 강세여서 매출이 확대되는 부분은 있지만 영업비용 등 판관비도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수익성에서 크게 개선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국가별로 게임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세를 보이는 게임사도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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