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주가 24% 폭등…1.8나노 수율 안착설
파운드리·메모리 시장 복합 영향…“우리도 정부 전폭 지지 필요”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때 ‘지는 해’로 전락했던 반도체 기업 인텔이 미국 정부의 지원과 AI 수요 폭발을 등에 업고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2026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공고했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낼 변수로 부상했다.

인텔이 정부를 등에 업고 속도전을 펼치는 반면, 한국은 여전히 특혜 논란과 규제에 가로막혀 직접 보조금 지급조차 사회적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에 우리 반도체 산업이 고립되지 않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한때 ‘지는 해’로 전락했던 반도체 기업 인텔이 미국 정부의 지원과 AI 수요 폭발을 등에 업고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2026년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공고했던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양강 체제’에 균열을 낼 변수로 떠오른 것이다. /사진=인텔 제공



◆ ‘좀비 기업’ 낙인 지우고 실적 반등…주가 하루 만에 24% 폭등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전일 대비 23.6% 급등한 82.54달러로 마감했다. 지난해 저점 대비 4배 가까이 폭등한 수치다. 인텔은 올해 1분기 매출 135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7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끊어내고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다. 

특히 생성형 AI가 ‘에이전트형 서비스’ 단계로 진입하며 AI 서버용 CPU 수요가 급증한 것이 실적 개선을 견인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반등은 지난해 8월 미국 정부가 칩스법(CHIPS Act) 보조금을 지분으로 전환하며 인텔의 최대 주주(지분 9.9%)로 올라선 이후 거둔 가시적 성과다. 당시 일각에서는 정부 개입이 경영 효율성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인텔은 이를 실적 개선으로 극복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역할을 주목하고 있다. 정부가 경영의 세세한 부분에 간섭하기보다,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규제 장벽을 치우고 최적의 인프라 여건을 조성해 주는 ‘페이스메이커’ 역할에 집중한 것이 이번 반전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 파운드리 시장 격변… 인텔 ‘2030년 2위’ 목표, 삼성 정조준

인텔의 부활은 글로벌 파운드리(위탁생산) 시장에 균열의 조짐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은 TSMC(점유율 약 60%)와 삼성전자(약 11~13%)가 주도하고 있으나, 인텔은 1% 미만의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를 고객사로 확보했다.

특히 인텔은 차세대 공정인 ‘1.8나노(18A)’의 공정 안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근 애리조나 팹의 완전 가동 소식이 전해지며 기술적 진전이 확인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대량 생산을 위한 안정적인 수율 확보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여전하다. 

인텔의 분투는 여전히 80% 이상의 수율을 기록 중인 TSMC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선단 공정에서 기술 초격차를 유지하려는 삼성전자에는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 정부의 전폭적인 자국 기업 밀어주기가 인텔의 수율 확보와 맞물려 강력한 ‘선순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변수로 꼽는다. 

정부가 물량을 보장하고 기업이 수율을 잡아내면, 원가 절감과 재투자가 일어나는 자생적 생태계가 구축되기 때문이다. 앞서 인텔은 2030년까지 세계 2위 파운드리 업체가 되겠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이는 사실상 삼성전자를 제치겠다는 목표다.


◆ 메모리 시장 영향… “인텔의 부상은 기회이자 위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의 인텔은 우리 기업들에 ‘상호 보완적 라이벌’이다. 인텔은 과거 메모리 사업을 SK하이닉스에 매각(현 솔리다임)한 후 현재는 설계와 파운드리에 집중하고 있다.

역설적으로 인텔의 CPU와 AI 가속기가 많이 팔릴수록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및 차세대 D램 수요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최근 AI 서버 수요 확대에 힘입어 메모리 부문의 전례 없는 실적 상승을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AI 슈퍼사이클 초입에 진입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대형주들의 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수 배 이상 급증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파운드리에서는 치열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되, 메모리에서는 ‘인텔 특수’를 누려야 하는 복합적인 상황이다.

이처럼 우리 기업들이 ‘협력과 경쟁’이라는 상황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개별 기업의 역량만으로는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승기를 잡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결국 민간의 사투를 뒷받침할 정부의 정책이 필수적이라는 제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보여준 결단은 반도체 주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적 의지의 표현”이라며 “우리 정부 역시 세액공제 수준의 단기 처방을 넘어, 파괴적인 수준의 직접 보조금 지원과 범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 강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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