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총수 지정 앞둔 공정위… '사익편취 無' 낡은 잣대 도마
수정 2026-04-27 16:04:15
입력 2026-04-27 16:01:24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공정위 29일 쿠팡 동일인 변경 여부 발표, '갈라파고스 규제' 논란 재점화
김유석 부사장 경영 참여 여부 쟁점으로…쿠팡 "이중규제·역차별" 주장
40년 묵은 규제, 형평성·실효성 비판 지속…"환경 변화 반영해 개편 필요"
김유석 부사장 경영 참여 여부 쟁점으로…쿠팡 "이중규제·역차별" 주장
40년 묵은 규제, 형평성·실효성 비판 지속…"환경 변화 반영해 개편 필요"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김범석 쿠팡Inc 의장의 쿠팡 동일인 지정 여부를 이번주 안에 결정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동일인 제도의 실효성과 형평성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외 경제환경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는 ‘갈라파고스 규제’가 국내 기업 경쟁력을 해외 투자 유인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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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
27일 관가에 따르면 공정위는 오는 29일 쿠팡의 동일인 변경 여부를 포함한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된 지난 2021년 이후, 김 의장이 아닌 ‘쿠팡 법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왔다.
공정위는 김 의장의 동생인 김유석 부사장이 국내 물류 사업 등 의사결정에 실질적으로 관여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사장은 쿠팡에서 배송캠프 관리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공정위가 김 부사장이 실제 의사결정에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한다면, 동일인을 법인으로 지정하기 위한 요건 중 ‘친족 경영 참여 배제’가 충족되지 않는다.
쿠팡 측은 김 부사장이 쿠팡 국내 계열사에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며 공정거래법상 임원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부사장이 쿠팡Inc 소속으로 파견돼 글로벌 물류효율 개선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뿐, 쿠팡 경영에 참여하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지분 100%를 쿠팡Inc가 소유한 지배구조로 사익편취 우려가 없어 제도 취지와 무관하다는 점, 미국에 본사를 둔 상장기업에 대한 이중규제라는 점, 타 외국기업과 달리 형평성에 어긋나는 차별적 조치라는 점을 들어 김 의장의 동일인 지정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김 의장이 쿠팡의 동일인으로 지정되면 본인과 배우자, 4촌 이내 혈족 등 친인척 명단과 이들이 보유한 회사 현황을 매년 공정위에 제출해야 한다. 순환출자 금지, 일감 몰아주기 금지, 부당이익 제공 금지 등 공정거래법에 의거한 각종 규제도 더해진다. 회사 전체 출자 현황 및 경영 활동에 대한 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할 경우엔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동일인 지정 제도는 그룹 총수가 경영권을 편법으로 승계하거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막기 위해 지난 1986년 기업집단 규제와 함께 도입됐다. 하지만 최근 경영 승계가 2세를 넘어 3·4세로 본격화되고, 글로벌 기업의 국내 진출이 확대되는 등 변화한 경제 환경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공정거래법 시행령과 동일인 판단 관련 지침을 개정하는 등 제도 정비에 나섰지만, 외국 국적 동일인 지정 등의 기준이 모호해 형평성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졌다.
재계에서도 동일인 제도가 세계적 흐름과 맞지 않는 ‘갈라파고스 규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글로벌 기업 CEO를 국내법상 동일인으로 지정해 제재를 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국내 기업에만 족쇄를 채우는 역차별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실효성과 형평성에 모두 어긋나는 만큼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동일인 지정 제도는 외국에서 찾아보기 힘든 한국만의 독특한 규제로, 글로벌 기업이나 외국인 창업자가 한국에 투자할 유인을 감소시킬 수 있다”면서 “개인을 특정해 옥죄고 통제하는 방식은 더 이상 시대와 맞지 않는 데다, 각종 제한이 기업 사업 확장을 저해할 수 있어 현실에 맞는 제도 개편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