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중심 수출 랠리…대외 불확실성 속 성장
[미디어펜=박재훈 기자]한국 수출이 중동 전쟁 여파에도 두 달 연속 8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유가 급등이 맞물리며 경제 전반의 충격 속에서도 수출이 버팀목 역할을 했다.

   
▲ 삼성전자 반도체 클린룸. /사진=삼성전자


1일 산업통상부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4월 수출액은 858억9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8.0% 증가헀다. 지난 3월 사상 첫 800억 달러 돌파에 이어 두 달 연속 800억 달러를 넘기며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했다

AI(인공지능)으로 반도체와 SSD 수요가 급증하고 국제유가 급등으로 인한 석유제품 수출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무역수지는 237억7000만 달러 흑자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규모가 크게 늘며 15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수출 증가를 이끈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다. 4월 반도체 수출은 319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3.5% 급증하면서 역대 두번 때 월간 실적을 올렸고 2개월 연속 300억 달러를 넘겼다.

AI 서버 투자 확대에 따라 HBM, DDR5, 낸드플래시 등 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폭발해 가격이 급등한 것이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AI 인프라 수요는 SSD를 포함한 컴퓨터 수출로도 확산돼 컴퓨터 수출은 40억8000만 달러로 515.8% 급증했다.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신제품 판매 호조로 11.6% 증가한 16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 급등은 석유제품 수출에도 훈풍을 불어넣었다. 4월 석유제품 수출은 51억1000만 달러로 39.9% 증가했다. 수출 물량은 36.0% 줄었지만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5.4달러로 55.6% 뛰고 t당 수출 단가도 118.5% 치솟으면서 수출액이 늘어났다. 수출 통제 여파로 휘발유·경유·등유 물량은 크게 줄었지만 단가 효과가 이를 상쇄한 셈이다.

   
▲ 울산석유화학단지.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석유화학제품 수출액은 40억9000만 달러로 7.8% 증가했으며 내수 공급 확대 영향으로 수출 물량 자체는 20.9% 줄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컴퓨터, 석유제품 외에도 △선박 28억9000만 달러(43.8%↑) △바이오헬스 16억1000만 달러(18.6%↑) △섬유 9억5000만 달러(3.8%↑) 등 15대 주력 품목 중 8개가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자동차 수출은 61억7000만 달러로 5.5% 감소했는데 중동 전쟁으로 인한 물류 차질과 미국의 관세 부과로 현지 생산이 늘어난 영향이 겹쳤다. 다만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수출은 각각 23.0%, 8.6% 늘었다.

이외에는 △일반기계(2.6%↓) △철강(11.6%↓) △자동차부품(6.0%↓) △디스플레이(2.7%↓) △이차전지(6.5%↓) △가전(20.0%↓) 수출은 감소해 업종별 희비가 엇갈렸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미국 수출이 모두 크게 늘었다. 대중 수출은 반도체·컴퓨터·무선통신기기 수요 호조로 177억 달러(62.5%↑), 대미 수출은 반도체와 컴퓨터 등 관세 예외 품목 중심으로 163억3000만 달러(54.0%↑)를 기록했다.

아세안과 EU(유럽연합) 수출도 반도체 호조에 힘입어 증가했지만 중동 수출은 물류 차질로 25.1% 감소한 12억7000만 달러에 그쳤다.

수입에서는 에너지 수입이 106억1000만 달러로 7.5% 증가했고 에너지 외 수입은 18.8% 늘었다. 유가 급등으로 원유 수입액은 70억 달러(13.1%↑)로 뛰었고 반도체 장비는 25억1000만 달러(59.9%↑), 컴퓨터는 17억8000만 달러(35.6%↑) 등 수입도 크게 늘었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4월 수출과 무역수지는 중동 전쟁이 두 달 이상 이어지는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2개월 연속 수출 800억달러 이상, 무역수지 200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며 "주요 품목 경쟁 심화, 중동 전쟁에 따른 원재료 수급 어려움 등 수출 변동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마케팅·금융·보험 지원과 수출 시장 다변화 정책 등을 통해 수출 기업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적극적으로 통상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유·나프타 등 대체 물량을 추가 확보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