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중동 사태에 따른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지난달 27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시작했지만, 카드업계는 조용한 모습이다.

과거 재난지원금이나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당시에는 캐시백, 경품 증정 등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이 치열했지만, 이번에는 이러한 프로모션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지난달 27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시작했지만, 카드업계는 조용한 모습이다./사진=연합뉴스


카드사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크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카드사들은 신청을 위한 전용 페이지를 구축과 기본적인 안내 등 최소 서비스만 제공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밤 12시까지 235만8682명이 고유가 지원금을 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1차 지급 대상자 322만7785명의 73.1% 수준이다. 이들에게 지급된 고유가 지원금은 총 1조3413억원이다. 1명당 약 57만원을 지원받은 셈이다.

지급 수단별로는 신용·체크카드가 98만4209명(41.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선불카드 81만4056명(34.5%), 지역사랑상품권 모바일·카드형 49만3254명(20.9%), 지류형 6만7163명(2.8%) 순이었다.

이처럼 카드 이용 비중이 가장 높지만 카드사들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이다.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사용처가 전통시장, 동네마트, 식당, 약국 등 연 매출 30억원 이하의 소상공인 가맹점으로 제한돼 있다. 이는 정책 취지상 지역경제 활성화와 영세 자영업자 지원을 위한 조치지만, 카드사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낮은 구간에 거래가 집중된다는 의미다.

   
▲ 고유가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지난달 27일부터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시작했지만, 카드업계는 조용한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해당 구간의 카드 수수료율은 0.4%~1.45% 수준으로, 일반 가맹점 대비 낮은 편이다. 카드 사용액이 증가하더라도 수수료 수익이 늘어나기 어려운 구조다.

운영 비용 부담도 무시할 수 없다. 지원금 사용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서버 증설, 고객 응대 인력 운영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만, 이를 상쇄할 만한 수익은 기대하기 어렵다.

실제로 과거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에도 카드사들은 단기적인 이용액 증가 효과는 있었지만, 비용 대비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도 회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조용한 대응을 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마케팅 자제령이 되풀이될까 우려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재난지원금 지급 당시 금융위원회는 재난지원금이 공적 자금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과도한 마케팅 자제를 요청했고, 실제 일부 카드사는 발표한 이벤트를 반나절 만에 철회하는 등 혼선이 빚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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