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6회 분할 납부로 국가 재정 기여 및 경제적 책임 이행
'사업보국' 철학 담은 1조원 환원…한국문화 글로벌화까지 완성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 일가가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유산에 대한 12조 원 규모의 상속세를 5년에 걸쳐 전액 납부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대 규모의 상속세 납부로,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국가 경제 및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기업의 경영권과 투자 연속성을 저해한다는 재계의 오랜 ‘징벌적 상속세’ 지적과 맞물려 이번 완납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또한, 삼성가의 대규모 사회환원은 기업이 본연의 역할을 넘어 국가적 인프라를 보완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이 지난해 11월 28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 해군사관학교에서 열린 ‘제139기 해군사관후보생 임관식’에 참석했다. /사진=연합뉴스


◆ 건국 이래 최대 규모 상속세, ‘12조 원’의 무게

2020년 10월 이건희 선대회장의 별세 이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한 유족들은 삼성생명과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을 포함한 유산에 대해 총 12조 원 규모의 상속세를 신고했다.

유족들은 2021년 4월 1차 납부를 시작으로 연부연납 제도를 활용해 5년간 6회에 걸쳐 세금을 모두 납부했다. 유족 측은 신고 당시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라고 밝히며 모든 절차를 성실히 이행했다.

12조 원은 2024년 국세청이 거둬들인 전체 상속세수 8조2000억 원의 1.5배에 달하는 압도적인 규모다. 이 거대한 재원이 국가 재정으로 유입되면서 복지와 보건, 사회 인프라 확충 등 국가 경제의 든든한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막대한 규모의 상속세는 최근 재계와 학계를 중심으로 논의되는 ‘상속세 완화’의 주요 근거이기도 하다. OECD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최대 50%, 최대주주 할증 시 최대 60%)이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어렵게 하고, 대주주의 지분 매각이나 분할 납부를 유발해 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세 부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이 법과 원칙에 따라 12조 원의 세금을 전액 납부한 것은 상속세의 적정성 논쟁과는 별개로 기업이 부담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끝까지 완수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 1조 원 규모의 사회 환원… ‘사업보국’ 철학 계승

삼성가는 단순한 세금 납부를 넘어, 이건희 선대회장의 ‘상생’과 ‘인류의 건강 및 삶의 질 향상’ 철학을 실천하기 위해 1조 원 규모의 사회공헌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유족들은 2021년 4월 국립중앙의료원에 7000억 원을 출연해 한국 최초의 중앙감염병병원 건립과 연구 인프라 확충에 나섰다. 2030년 서울 중구에 150병상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며, 신종·고위험 감염병 대응의 핵심 축을 담당하게 된다.

소아암과 희귀질환 환아 지원에도 3000억 원을 투입했다. 사업 시작 5년 만에 누적 수혜자가 2만8000여 명에 달하며,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어린이들에게 실질적인 희망을 주고 있다.

이번 삼성가의 사회공헌은 기업이 창출하는 경제적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식을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국가적 재난이나 공공 인프라가 취약한 사각지대에서, 기업이 가진 거대한 자본과 인프라 운영 능력이 국가의 한계를 보완하는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 국민 품으로 돌아온 ‘이건희 컬렉션’, 전 세계로

유족들은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해 2만3000여 점에 달하는 미술품을 국가에 기증했다. 감정가만 최대 10조 원에 이르는 이 방대한 문화유산은 국민들의 문화 향유 기반을 획기적으로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열린 국내 순회전은 누적 관람객 350만 명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국립중앙박물관은 2025년 연간 관람객 650만7483명을 기록하며 프랑스 루브르, 바티칸 박물관에 이어 세계 3위 박물관으로 도약했다.

해외 순회전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에서 열린 전시에는 8만 명이 몰리며 최근 5년간 최다 관람객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3월부터는 시카고미술관에서 전시가 진행 중이며, 오는 10월에는 영국박물관 전시가 예정되어 있어 K-컬처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리는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국가 경제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거액의 상속세 완납과 대규모 사회 환원 및 문화유산 기증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한 유례없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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