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공기 변수 커진 대형 사업…노후 저층주거지 정비 병행 필요성 부각
[미디어펜=조태민 기자]공사비 상승과 공기 변수가 커지면서 대형 재건축·재개발과 공공주택 사업 추진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공급 축이 비용과 일정 변수에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노후 저층주거지를 중심으로 한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도심 공급을 보완할 수단으로 다시 부각되는 모습이다.

   
▲ 공사비와 공기 변수로 대형 정비사업 추진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도심 공급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공공주택 공급 현장에서는 공사비 상승이 사업비 증액과 공기 조정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부천대장 일부 블록 공공주택 사업계획 변경을 승인하면서 사업비를 400억 원 이상 증액했다. 남양주왕숙2와 고양창릉 등 수도권 주요 공공주택 사업지에서도 공사비 부담에 따른 사업비 조정과 일정 변경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공공주택 뿐 아니라 대형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도 비용 변수는 사업 추진 속도를 좌우하는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자재비와 인건비 상승이 이어지면서 사업 초기 산정한 공사비와 실제 착공·시공 단계의 비용 차이가 커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협의가 길어지거나, 인허가 이후 사업 조건을 다시 조정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형 정비사업은 한 번에 많은 물량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도심 주택 공급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큰 만큼 공사비 변동, 금융비용, 이주·철거 일정, 조합 의사결정 등 여러 변수가 동시에 작용한다. 특정 단계에서 협의가 지연되면 전체 사업 일정이 밀릴 가능성도 커진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형 정비사업과 별개로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을 병행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등은 대규모 재개발에 비해 사업 단위가 작고, 기존 생활권 안에서 노후 주거지를 정비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광범위한 구역 지정과 장기간의 이주 절차가 필요한 대형 사업과 달리, 일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점이 보완 수단으로 꼽힌다.

소규모주택정비는 대형 정비사업을 대체하는 방식이라기보다 공급 경로를 나누는 역할에 가깝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이 중장기 공급 물량을 맡는다면, 소규모 정비사업은 노후 저층주거지와 소규모 블록 단위에서 주거환경 개선과 공급 보완 역할을 할 수 있다. 공사비와 공기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공급 방식을 다층화해야 한다는 논의가 나오는 배경이다.

특히 도심 내 노후 저층주거지는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이 크지만 대규모 정비구역으로 묶이기 어려운 곳도 적지 않다. 토지 소유 관계가 복잡하거나 사업성이 낮아 장기간 방치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지역에서는 기존 생활권을 유지하면서 노후 주거지를 정비할 수 있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꼽힌다.

다만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이 실제 공급 효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실행력 확보가 과제로 남는다. 사업 규모가 작은 만큼 대형 건설사 중심의 참여가 제한적일 수 있고, 주민 동의 확보와 사업비 조달, 시행 주체 구성 과정에서 추진 동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적 틀이 마련돼 있더라도 현장에서 사업을 끌고 갈 주체가 부족하면 공급 보완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문건설업체의 참여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전문건설업체가 시행법인 설립, 토지등소유자 지위 확보, 컨소시엄 구성 등을 통해 소규모 정비사업에 참여할 경우 지역 기반 시공 역량을 활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참여 주체 확대만으로 공급 효과를 단정하기는 어려운 만큼, 사업 절차 간소화와 금융 연계, 시공 품질 관리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형 정비사업은 공급 효과가 크지만 공사비와 공기 변수가 생기면 전체 일정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도심 공급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규모 사업과 함께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을 병행하는 구조를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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