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소윤 기자]아시아개발은행(ADB)이 중동 전쟁 장기화 시나리오를 반영할 경우,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최대 0.9%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도체 수출이 일부 방어 역할을 하더라도 기존 전망(1.9%) 하향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 앨버트 박 ADB 수석이코노미스트가 4일 오후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ADB 연차총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한국은행

앨버트 박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4일(현지시간) 사마르칸트에서 열린 연차총회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아 고유가 충격에 취약하다”며 “유가 상승→물가 압력→금리 대응으로 이어지며 성장 둔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ADB는 최근 기준 시나리오에서 국제유가를 올해 배럴당 평균 96달러, 내년 80달러로 제시했다. 이 가정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성장률은 올해 0.9%포인트, 내년 0.5%포인트 각각 하락 압력을 받을 것으로 판단됐다.

다만 이는 반도체 수출 호조를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반도체 업황 개선이 부정적 영향을 일부 상쇄하겠지만, 하방 압력이 상당한 만큼 전체 성장률 전망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ADB는 오는 7월 수정 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다.

중동 리스크는 반도체 산업에도 간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는 “반도체 생산에 필요한 일부 소재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공급 차질이나 가격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반도체 경기 자체에 대해서는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 인공지능(AI) 수요가 주도하는 이번 사이클은 과거보다 지속성이 길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AI 기반 생산성 향상이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업황은 당분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물가 상승 요인이 비교적 명확하고, 분쟁 종료 시 정상화 경로도 예상된다”며 “한국은 반도체 경기라는 완충 장치를 갖고 있어 전반적인 성장 흐름은 견조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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