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3.24%…16개월 만에 최고
수신잔액 97조원대로 뚝…방어 총력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증시로 자금이 이동하는 이른바 ‘머니 무브(Money Move)’ 현상이 이어지면서 저축은행업권이 수신 방어에 비상이 걸렸다. 투자자금이 예·적금보다 주식시장으로 몰리자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다시 끌어올리며 고객 이탈 막기에 나선 모습이다.

7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이날 기준 연 3.2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월 기록한 연 3.33% 이후 1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년 동기(2.96%)와 비교하면 0.28%포인트(p) 상승했다.

   
▲ 투자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몰리자 저축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다시 끌어올리며 고객 이탈 막기에 나섰다./사진=연합뉴스


저축은행들이 이처럼 예금금리를 올리고 나선 것은 수신 잔액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수신 잔액은 지난해 9월 105조165억원까지 불어났으나 이후 꾸준히 감소해 올해 1월 98조1749억원을 거쳐 2월 97조9365억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2021년 10월 97조4187억원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5~6%대 고금리 특판 경쟁이 벌어졌던 2022년 말 120조원을 돌파하기도 했으나 최근 예금금리가 2~3%대까지 내려앉으며 100조원 안팎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업권 전반에 자금 이탈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최근 국내 증시 상승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금리 매력이 예전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국내외 증시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예·적금 자금이 빠르게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수신 감소가 곧 유동성 관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자금 조달 구조가 취약한 만큼 예금 확보가 중요하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기본금리 인상, 우대금리 확대 등을 통해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이날 공시 기준 JT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은 연 3.61%(최고 우대금리)로 가장 높았으며 3.2~3.4%대 상품이 주를 이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여파로 2%대의 금리에 머물렀던 지난해 하반기와는 다른 모습이다.

다만 부동산 PF 부실과 연체율 상승 등으로 건전성 관리 부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예금금리까지 인상하면서 이자비용 확대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도 나온다.

실제 저축은행업계는 2022년 급격한 금리 인상과 수신 경쟁 심화로 이자비용이 크게 늘어난 바 있다. 2022년 말 기준 전국 저축은행 79곳의 합산 이자비용은 4조480억원으로 전년(2조805억원)보다 약 95% 증가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서는 당분간 수신 경쟁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불확실한 가운데 증시 투자 열기가 지속될 경우 자금 이탈 압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특히 인터넷은행도 예금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어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한 경쟁 환경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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