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누스 9000억원 매출고에 적자 전환
매트리스 2강, 이익률 두 자릿수 유지
[미디어펜=김견희 기자] 국내 매트리스 기업들의 실적이 생산 거점과 브랜드 전략에 따라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인수한 지누스는 미국 관세 장벽에 적자로 돌아선 반면, 국내 생산·프리미엄 전략을 고수하는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는 모습이다.

   
▲ 시몬스 침대, ‘콘래드 서울’ 전 객실 납품/사진=시몬스 제공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의 리빙 부문 핵심 계열사인 지누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 규모는 연간 9000억 원대에 달하면서 업계 최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작 수익성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

지누스의 실적 악화 요인으로는 미국 관세 영향으로 지목된다.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생산 거점을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해온 지누스는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따른 관세와 원가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수익성이 악화됐다. 현대백화점 그룹 편입 이후 시너지 창출을 기대했으나, 오히려 연결 실적의 발목을 잡는 복병이 됐다는 시장의 평가가 나온다.

내수 시장을 장악한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지누스와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양사는 지난해 두자릿 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내실을 다졌다. 특히 시몬스는 지난해 매출 3238억 원, 영업이익 405억 원, 영업이익률 12.5%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해 매출 3172억 원 영업이익 540억 원을 달성했으며, 17%의 영업이익률 기록했다.

두 기업의 호실적 배경으로는 '국내 직접 생산'과 '하이엔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있다. 지누스가 해외 생산을 통한 저가 물량 공세에 주력할 때 이들은 전 제품 국내 생산을 고수하며 지정학적 리스크를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동시에 혼수 시장과 프리미엄 유아 가구 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으로 객단가를 높인 것이 실제 실적으로 연결됐다.

그 결과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의 국내 침대 시장 점유율은 30~40%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나아가 시몬스의 경우 국내 특급 호텔 90% 이상에 자사의 제품을 공급하면서 기업간거래(B2B) 시장도 주름잡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새롭게 문을 연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 신라모노그램 강릉, 풀만 앰배서더 이스트폴 등에도 시몬스의 침대가 납품된다. 

시장에서도 각 기업의 주요 시장과 공급망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실적 양극화를 가속화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누스는 매출의 80% 이상이 북미 시장에 쏠려 있어 대외 변수에 취약한 구조인 반면, 에이스와 시몬스는 견고한 내수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실적을 방어해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미국 매트리스 시장은 관세와 물류비, 소비 심리 위축 등 여러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상황"이라며 "대외 변수에 취약한 온라인 마켓 중심 업체들을 필두로 실적 변동성이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점차 완화되면서 상반기 말부터 아마존 매트리스 주문 상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난해 4분기 아마존 재고 효율화 작업으로 재고 수준이 낮아진 점, 아마존 내 재고 수준이 낮아진 점, 하반기 아마존 프라임데이를 앞두고 있다는 점을 실적 회복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 관세 환급금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한편 지누스는 단순 가성비 모델에서 벗어나 추가적인 ODM(제조자 설계 생산) 수주를 확대하고, 생산 거점 다변화를 통해 관세 부담을 낮춰 적자를 탈피한다는 전략이다. 지누스 관계자는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 저항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추가 ODM 수주와 상호관세 환급 등을 통해 실적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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