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공조 붕괴’… 전삼노, 초기업노조 독단에 “교섭권 회수”
수정 2026-05-09 15:50:00
입력 2026-05-09 15:50:14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전삼노, 최승호 위원장 ‘DX 패싱·교섭 배제 협박’ 정면 비판… 공식 사과 요구
“DS만 챙기는 반쪽짜리 노조” 비판에 DX 조합원 하루 1000명 ‘탈퇴 러시’
“DS만 챙기는 반쪽짜리 노조” 비판에 DX 조합원 하루 1000명 ‘탈퇴 러시’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 사내 노동조합 간의 '원팀' 전선이 사실상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제2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제4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에 위임했던 교섭권을 회수하겠다고 전격 시사하면서다.
최승호 위원장의 '독단 경영'과 '사업부 편향성'이 임계점을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미 이탈한 동행노조에 이어 전삼노까지 등을 돌릴 경우 삼성전자 노조의 공동투쟁 체제는 와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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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 사내 노동조합 간의 '원팀' 전선이 사실상 붕괴 위기에 직면했다. 제2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제4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에 위임했던 교섭권을 회수하겠다고 전격 시사하면서다. 사진은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삼성전자 사옥.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 “DX 철저히 패싱당했다”… ‘공통재원’ 안건 배제 논란이 발단
사태의 발단은 사후조정 안건 선정 과정에서 불거졌다. 전삼노 측은 전 직원을 아우르는 ‘공통재원’을 안건에 포함할 것을 건의했으나, 초기업노조 측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해당 안건이 없다고 일방적으로 공지하면서 갈등이 폭발했다.
이를 두고 사내에서는 “최승호 위원장이 본인들의 공로만을 내세우기 위해 전삼노의 제안을 의도적으로 묵살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들은 “초기업노조가 또다시 DX를 차단했다”, “교섭 위원 중 DX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며 집행부의 심각한 편향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전삼노는 지난 7일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 앞으로 공문을 발송해 최승호 위원장의 ‘교섭 배제’ 협박성 발언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전삼노는 공문에서 “최 위원장이 현장 소통 과정을 문제 삼으며 교섭 배제를 운운한 것은 DX 조합원들의 목소리를 지워버리는 행위이자 노조 간 신뢰를 저해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어 8일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과반노조의 위치는 ‘어항 속 물고기’와 같다”며 “특정 사업부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고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최 위원장을 정면 압박했다.
◆ 현장 조합원들 분노 폭발… “차라리 전삼노가 다시 교섭하라”
조합원들의 여론도 험악하다. 카카오톡 단체대화방과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초기업노조가 과반 유지에만 급급해 DX를 윽박지르고 있다”, “직원 전체를 챙겨주는 건 전삼노가 유일해 보이니 교섭권을 다시 넘겨라”는 식의 게시글이 쇄도하고 있다.
일부 조합원들은 최 위원장이 전삼노를 의도적으로 깎아내리려 한다는 의혹까지 제기하며 “전삼노가 위임한 교섭권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불만은 실제 행동으로 이어져, 최근 초기업노조 게시판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의 탈퇴 신청이 올라오는 등 대규모 ‘탈퇴 러시’가 현실화되는 모양새다.
이미 제3노조인 삼성전자노동조합(SECU·동행노조)은 지난 4일 “우리 노조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으며, 어용노조라는 비하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공동교섭단 이탈을 선언했다. 여기에 전삼노까지 등을 돌릴 경우 삼성전자 노조의 공조 체제는 완전히 붕괴된다.
업계에서는 초기업노조가 DS 부문(조합원의 약 80%)의 목소리만 대변해 온 구조적 문제가 터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초기업노조는 DS 부문에 대해서만 영업이익의 15%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실적이 부진한 DX 부문과의 형평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 최승호 위원장 ‘협력사 비하’ 발언 파문… 노동계도 “연대 정신 파괴”
설상가상으로 최승호 위원장의 발언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최 위원장은 최근 한 인터뷰에서 하청업체와의 성과 공유에 대해 “정규직은 공부도 많이 한 분들이고 채용 조건이 달랐다”고 발언해 ‘협력사 비하’ 논란을 자초했다.
노동계 관계자는 “거대 노조 수장이 노동자 간 연대 의식을 저버리고 학벌 등을 근거로 계급을 나누는 식의 인식을 드러낸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재계 관계자 역시 “노조가 자기 사업부 이익만 챙기고 다른 사업부를 ‘돈줄’ 정도로 취급한다면 이는 더 이상 노동조합이 아니라 이익단체에 불과하다”며 “최 위원장의 행보가 과반노조 지위 자체를 흔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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