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정학 리스크·미국 금리 변수에 야간 투자 수요 확대
코스피 7000선 돌파 속 해외 이벤트 선제 대응 움직임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증시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미국 물가 변수까지 겹치며 코스피200 선물 야간거래 규모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장 종료 이후에도 해외 이슈에 대응하려는 투자자들이 늘면서 거래액은 지난해 말 대비 약 3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7일까지 코스피200 선물 야간거래 일평균 거래액(매수·매도 합산)은 14조61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일평균 거래액인 4조9106억 원과 비교하면 약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이다.

   
▲ 최근 코스피가 전인미답의 7000선을 돌파하는 등 가파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코스피200 선물 야간거래는 평일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운영된다. 미국 증시와 중동 정세, 주요 경제지표 발표 등 국내 장 마감 이후 발생하는 해외 변수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투자자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 들어 거래 규모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1월 일평균 거래액은 8조350억 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월 11조8099억 원, 3월 13조6508억 원까지 확대됐다. 4월에는 10조8524억 원으로 다소 줄었지만 이달 들어 다시 14조 원대를 회복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 이란 간 군사 충돌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점이 야간거래 증가 배경으로 꼽힌다. 국제유가 급등과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되면서 국내 투자자들도 정규장 이후 해외 흐름에 민감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최근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한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증시 상승 흐름 속에서 해외 이벤트에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이 커지자 야간 시간대 선물시장을 활용해 위험 관리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야간거래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동 지역 긴장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정책 방향과 물가 흐름 등 주요 이벤트가 잇따라 예정돼 있어서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월마트 1분기 실적 공개 등이 예정돼 있다. 시장 예상보다 높은 물가 지표가 나올 경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확대되며 국내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정원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최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95달러 선까지 치솟은 점을 언급하며 유가 상승분이 물가로 전이될 가능성을 경고했고,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실적 시즌 이후의 증시 향방은 인플레이션 안정 여부에 달려 있다며 미국 근원 CPI가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지가 향후 안도 랠리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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