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주가 상승세에 올라탄 개인 투자자들의 ‘빚투’가 급증하면서 5대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40조원을 넘어섰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 확대 시 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권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가운데 시장 변동성 확대 시 대출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권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7일 기준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40조502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39조7877억원이던 잔액은 단 3영업일 만에 7152억원 증가했다. 현재 잔액 규모는 2023년 1월 말(40조5395억원) 이후 약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수준이다.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은행에 머물던 자금이 투자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도 뚜렷해지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937조1834억원으로 3월 말(937조4565억원) 대비 2731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말(939조2863억원)과 비교하면 2조1029억원 줄었다. 대기성자금인 요구불예금 잔액도 감소 전환했다.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 요구불예금 잔액은 696조5524억원으로 3월 말(699조9081억원)보다 3조3557억원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정기예금과 요구불예금이 동반 감소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단순 관망 차원의 자금 이동을 넘어 실제 투자 자금 유입이 확대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코스피가 주요 저항선을 잇달아 돌파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도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업 실적 개선 기대와 유동성 확대 전망 속에 상승 흐름까지 이어지면서 추격 매수 성격의 자금 유입도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개인 자금 동향에서도 감지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억원 이하 정기예금 계좌 수는 2162만9000개로 집계돼 2019년 상반기 말(2070만개) 이후 약 6년 반 만의 최저 수준이다. 지난해 상반기 말(2233만4000개)과 비교하면 약 3% 줄었다. 통상 1억원 이하 예금 상당수가 개인 자금 성격이라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 중심의 자금 이동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상승 국면에서는 자산 가격 상승으로 차주의 상환 부담이 상대적으로 완화될 수 있지만 반대로 시장 조정 시에는 부실 위험이 빠르게 확대될 우려가 크다. 특히 금리 변동이나 대외 변수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할 경우 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 상승과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은행권의 대출 건전성 관리 부담도 커지고 있다. 최근처럼 단기간에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급증할 경우 투자 목적 차입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큰 데다 자산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 대손충당금 부담 역시 커질 수 있어서다. 유동성 장세가 이어지는 동안에는 자금 유입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지만,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비중 확대가 향후 은행권 건전성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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