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냉동기 폐냉매, 버리지 않고 다시 쓴다…냉매 전주기 관리 본격화
수정 2026-05-11 11:13:30
입력 2026-05-11 12:00:00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온실가스 감축·순환경제 기반 마련…회수·재생·재사용 체계 구축
시범사업 착수, 재생냉매 활용 확대 및 ‘냉매관리법’ 제정도 추진
시범사업 착수, 재생냉매 활용 확대 및 ‘냉매관리법’ 제정도 추진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버려지던 폐냉매를 다시 활용하는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에 본격 착수한다. 냉매의 사용부터 회수·재생·재사용까지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해 불소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순환경제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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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가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 시범사업’ 착수보고회를 12일 개최하고 불소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순환경제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자료=기후부 | ||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환경공단은 12일 서울 용산구 공유와 공감 회의실에서 ‘냉매 전주기 관리체계 구축 시범사업’ 착수보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에어컨·냉동기 등 냉매의 사용부터 폐기까지 전주기 관리냉매사용기기에서 발생하는 폐냉매를 회수한 뒤 정제·재생해 다시 사용하는 체계를 현장에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냉매 배출을 줄이고 재생냉매 활용을 확대해 실질적인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
냉매로 널리 사용되는 수소불화탄소(HFCs)는 과거 오존층 파괴물질인 염화불화탄소(CFCs)와 수소염화불화탄소(HCFCs)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됐지만, 지구온난화지수(GWP)가 매우 높은 대표적인 불소계 온실가스로 꼽힌다.
이에 국제사회는 2016년 ‘몬트리올 의정서 키갈리 개정안’을 통해 수소불화탄소를 단계적으로 감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산화탄소의 지구온난화지수를 1로 볼 때 수소불화탄소는 종류에 따라 최대 1만2400에 달한다.
특히 냉매사용기기 폐기나 유지·보수 과정에서 냉매를 회수하지 않으면 대기 중으로 그대로 누출돼 기후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행 대기환경보전법은 법적냉동능력 20RT 이상의 대형기기에 대해서만 냉매 회수를 의무화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법적 관리 대상이 아닌 중소형 기기까지 관리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냉매 사용자인 충청남도와 서울교통공사 등이 시범사업에 참여해 폐냉매 회수 실증에 나서고, 용기를 관리하는 냉매제조·수입업자와 냉매회수와 운반을 하는 냉매회수업자, 재생냉매 생산‧유통자인 냉매처리업자, 냉매품질시험기관이 재생냉매 품질인증 등에 참여하게 된다.
또 그동안 관리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냉매 보관·운반 용기에 대한 관리체계도 새롭게 도입한다. 지금까지는 사용이 끝난 용기 내부에 남아 있는 잔여냉매에 대한 별도 관리 규정이 없어 방치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앞으로는 냉매 제조·수입업체가 사용 완료 용기를 수거하고 잔여냉매를 적정하게 회수하도록 하는 체계를 구축한다.
정부는 회수된 폐냉매를 단순 폐기하지 않고 재생냉매로 활용하는 데도 주력할 방침이다. 폐냉매에서 수분과 오염물질 등을 제거해 신품과 동일한 수준의 품질로 재생함으로써 ‘냉매 사용-회수-재생’으로 이어지는 자원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업은 2027년 1월까지 진행된다. 한국환경공단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은 냉매 회수·운반·재생 단계별 운영비용과 재생냉매 생산량을 분석하고, 실적 검증체계와 세부 운영지침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시범사업 결과를 토대로 냉매 관리 전 과정을 제도화하는 ‘냉매관리법(가칭)’ 제정도 추진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냉매 정책이 대형 냉동·냉장설비 중심의 제한적 관리에 머물렀던 것에서 실제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점검해 향후 제도 시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수소불화탄소 냉매는 한 번 충전되면 15년 이상 장기적으로 누출될 수 있어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으로,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다시 활용하는 순환체계를 마련, 탄소배출을 줄이고 냉매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냉매 분야가 배출 규제 중심에서 자원순환형 관리체계로 전환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회수 비용 부담, 재생냉매 품질 신뢰 확보, 민간 참여 확대 등은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는 “냉매는 사용 과정에서 누출되거나 폐기 과정에서 대기 중으로 방출될 경우 온실효과를 유발하지만, 적정하게 회수해 정제하면 재생냉매로 재사용이 가능하다”며 “관리체계를 단계별로 현장에 적용시켜 개선점을 파악하고 보완해 효율적인 관리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