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미래를 빚고, 다양성이 공존을 완성하는 시대를 향하여
   
▲ 손연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5월은 생동하는 자연의 생명력이 절정에 달하는 달이자, 우리 사회가 청소년의 가치를 깊이 되새기는 시기다. 특히 올해로 22회를 맞이하는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가 오는 이달 28일부터 30일까지 여수에서 개최된다.

“청소년의 힘으로, 더 푸른 미래를!”이라는 슬로건 아래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학령인구 급감으로 청소년 한 명 한 명의 존재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해진 오늘, 미래세대의 꿈과 역량을 함께 나누는 뜻깊은 축제의 장이 될 것이다.

AI·디지털 전환기, ‘정답’보다 ‘질문’이 중요한 이유

이번 박람회는 AI·디지털 체험부터 창의융합 프로그램까지 다채로운 성장의 무대로 꾸려진다. 인공지능이 일상이 된 시대, 이제 교육의 핵심은 단순히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지식과 경험을 연결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진정한 경쟁력은 정답을 빨리 찾는 능력이 아니라,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문제를 정의하며 끝까지 몰입하는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에 있다.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할수록 오히려 더욱 중요해지는 것은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동체의 가치’다. 타인의 기대와 믿음이 성장의 동력이 된다는 ‘피그말리온 효과’처럼, “너는 할 수 있다”는 어른들의 진심 어린 격려는 우리 청소년들이 변화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이 된다.

‘어항’을 넘어 ‘연대’의 바다로

청소년은 자신이 경험하는 세상의 크기만큼 성장한다. 작은 어항을 벗어나 넓은 강물에서 대어로 성장하는 코이처럼,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한 보호의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도전할 수 있는 ‘큰 무대’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박람회는 청소년들이 사회의 당당한 주역임을 체감하게 하는 광활한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성장은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서로 다른 악기가 모여 아름다운 교향곡을 완성하는 오케스트라처럼, 미래 인재 역시 각자의 개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며 협력할 줄 알아야 한다. 서로 다른 생각과 재능을 연결해 조화를 이루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야말로 AI 시대에 더욱 빛나는 인간 고유의 경쟁력이다.

다시 일어서는 힘, 그리고 사회의 책임

우리가 주목해야 할 또 다른 가치 역시 ‘실패할 권리’다. 경쟁 중심의 환경 속에서 청소년들은 실패를 두려워하며 쉽게 위축되곤 한다. 그러나 미래 역량의 핵심은 실패하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졌을 때 다시 일어서는 힘에 있다. 다양한 체험 활동과 도전의 경험은 바로 이러한 힘을 길러주는 소중한 교육 자산이다.

이러한 성장이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현장의 열정을 뒷받침할 제도적 토양 또한 단단해야 한다. 최근 안전사고에 대한 과도한 책임 부담으로 인해 현장 활동이 위축되는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지도자들이 불안에서 벗어나 교육 본연의 가치에 집중할 수 있도록 사회적 시스템이 그 무게를 함께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 아이들도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과감하게 세상이라는 바다로 나아갈 수 있다.

다시, 사람만이 줄 수 있는 용기

인공지능은 방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는 있지만, 좌절한 청소년의 눈을 바라보며 다시 일어설 용기를 건네지는 못한다. 위기청소년을 위한 선제적 지원과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삶의 중심을 잃지 않도록 돕는 시민교육은 결국 ‘사람의 온기’가 더해질 때 완성된다. 이번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가 청소년들에게는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통로가 되고, 우리 사회에는 청소년을 미래의 동반자로 다시 바라보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청소년의 힘으로 만들어갈 더 푸른 미래. 그 가능성을 온 마음으로 믿어주는 것, 그것이야말로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지켜야 할 가장 인간적인 가치일 것이다. /손연기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이사장
[미디어펜=편집국]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