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전관리원 발주 16건 입찰 사실상 독식
가격대 나눠 투찰하며 낙찰 가능성 높여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교량과 항만 등 수중 구조물 안전 점검 용역 입찰에서 수년간 담합을 벌인 업체들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사실상 한 그룹처럼 운영된 업체들이 가격을 나눠 써내는 방식으로 공공 입찰을 독식한 것으로 조사됐다.

   
▲ 공정거래위원회 정부세종청사./사진=미디어펜


공정거래위원회는 국토안전관리원이 발주한 수중조사용역 입찰에서 사전에 투찰가격을 합의한 다음기술단과 우리기술단에 대해 시정명령과 함께 총 3000만 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두 업체는 2016년 1월부터 2022년 6월까지 진행된 총 16건의 입찰에서 투찰가격 또는 가격 범위를 사전에 조율한 뒤 입찰에 참여했다.

수중조사는 교량과 댐, 항만 등 물속 구조물의 균열과 손상 여부를 점검하는 작업으로 공공 안전과 직결되는 분야다. 일정 자격 요건을 갖춘 업체만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문제가 된 입찰은 예정가격 이하이면서 일정 비율 이상 가격을 써낸 업체 가운데 최저가 순으로 평가를 진행하는 방식이었다. 공정위는 두 업체가 이 구조를 이용해 서로 다른 가격을 써내며 낙찰 가능성을 높인 것으로 판단했다.

조사 결과 다음기술단 대표는 우리기술단 지분도 가족관계를 통해 사실상 공동 관리하고 있었으며, 양사 직원들도 상황에 따라 소속을 바꿔가며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찰가격 결정 역시 한쪽 회사에서 사실상 총괄했다. 공정위는 다음기술단 측이 입찰별 가격 방향을 정하면 양사 입찰 담당자들이 이에 맞춰 투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이 약 6년간 이어지면서 두 업체는 참여한 16건 입찰 모두에서 계약을 따냈다. 전체 계약 규모는 약 8억 5500만 원 수준이다.

공정위는 이번 담합으로 경쟁입찰 취지가 훼손되고 제3자 참여 기회가 사실상 차단됐다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국민 안전과 밀접한 분야의 입찰담합을 적발한 사례”라며 “공공 안전 분야 입찰에서의 담합 감시를 지속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