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건설업계 첫 ABS로 3000억 조달…'우량 사업장'이 열쇠
수정 2026-05-12 11:39:46
입력 2026-05-12 11:39:50
서동영 기자 | westeast0@mediapen.com
하나은행 신용보강 더해 최고 등급 확보, 시중 금리보다 낮은 수준서 조달
부채비율 187%로 뚝…"우량 자산 기반 현금 흐름 관리로 재무 안정성 강화"
부채비율 187%로 뚝…"우량 자산 기반 현금 흐름 관리로 재무 안정성 강화"
[미디어펜=서동영 기자]롯데건설이 건설업계 최초로 공사대금채권을 기초자산으로 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했다. 우량 사업장이 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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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건설 본사./사진=롯데건설 | ||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준공이 임박한 사업장의 공사대금채권을 활용한 유동화 금융상품을 통해 AAA 신용등급으로 채권을 발행하고 3000억 원을 조달했다.
ABS란 기업이 보유한 채권·부동산 등의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증권이다. 자산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매각한 뒤 이를 바탕으로 채권을 발행해 자본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다. 투자자가 시장에서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어 유동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롯데건설 측은 "주택사업 특성상 준공 직전에 하도급비 등 지출이 급증하는 반면 자금 회수는 준공 이후에 이뤄지는 구조적 시차가 있다"면서 "해당 기간 유동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ABS 발행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ABS 3000억 원 중 1500억 원은 만기 1년, 나머지 1500억 원은 1년 3개월로 구성됐다. 하나증권과 신영증권이 공동 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인수단으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건설업계에서는 공사대금채권을 활용해 자금조달 시 자산담보부대출(ABL)을 주로 활용해왔다. ABL은 자산을 담보로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직접 대출을 받는 방식이다. 자본시장을 거치지 않고 금융기관과 1대1로 자금을 빌리는 '론(Loan)' 형태다.
롯데건설이 ABL 방식 대신 ABS를 선택한 핵심 이유는 금리 절감이다. 발행된 채권 등급은 롯데건설의 자체 신용등급 A0보다 높다. 분양이 완료된 다수 사업장의 안정적 현금 흐름을 기초자산으로 삼고, 하나은행의 신용공여(1500억 원)와 롯데건설의 예금 운용 등을 통해 최고 신용등급을 확보할 수 있었다.
사실상 현금에 준하는 자산을 담보로 제공한 데다 하나은행의 신용공여까지 더해지면서 신용도가 크게 높아진 셈이다. 회사의 자체 등급인 A0보다 세 단계 높은 AAA를 받을 수 있었던 배경이다. 롯데건설 측은 "사업장별로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시중 조달 금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신용공여를 맡은 하나은행도 리스크 부담 없이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나은행의 신용공여는 분양 부진으로 기초자산인 공사대금 회수가 지연되는 상황이 발생하면 원금과 이자를 대신 지급하겠다는 유동성 및 신용 보강 약정이다. 지금 당장 직접 자금을 빌려주지 않고도 신용공여로 인한 수수료 등 수익을 챙길 수 있다.
게다가 ABS 발행 사업장들이 분양에 전혀 문제가 없는 우량 사업장인만큼 분양 부진으로 하나은행이 부담을 질 가능성도 낮다. 이는 롯데건설이 그만큼 양질의 수주에 힘을 쓰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롯데건설은 최근 잠실 르엘과 이촌 르엘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 분양 흥행을 거둔 바 있다. 올해는 서울에서 송파구 가락극동아파트 재건축과 성동구 금호제21구역 재개발 등 대형 도시정비사업을 따내기도 했다.
다만 ABS 활용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업계에서는 롯데건설 정도의 신용도와 우량 사업장을 갖춘 대형 건설사만이 활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소·중견 건설사들은 기초자산의 질이나 신용도 면에서 같은 조건을 갖추기 어렵고, 설령 비슷한 시도를 하더라도 금리 면에서 훨씬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공사가 진행 중인 주택현장 중 20개 사업장이 내년 준공 예정이며 여기에 맞춰 약 20개 현장에서 2조6000억 원의 공사대금이 회수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3000억 원의 ABS 역시 20개 현장 중 일부 사업장을 대상으로 선별 발행했다.
롯데건설의 재무건전성도 탄탄하다. 2022년 말 6조8000억 원 규모였던 우발채무가 지난해 3조1000억 원대로 감소했고, 올해에는 2조 원대 초반까지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부채비율도 2022년 265%에서 지난해 187%로 꾸준히 낮아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이번 AAA등급 ABS 발행 성공은 시장으로부터 회사의 신용도를 인정받은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철저한 현금 흐름 관리와 재무구조 개선으로 올해 본격적인 경영 실적 턴어라운드를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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