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 이어서 '조사4국' 세무조사 착수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세청이 메리츠증권에 대한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조사의 경우 탈세 혐의점이 어느 정도 구체화된 이후 착수한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세무당국은 이미 하나금융지주·하나은행에 대한 세무조사에도 들어갔는데, 증권업계로까지 레이더망이 확산된 것으로 보여 업계 전반의 긴장감이 올라가고 있다.

   
▲ 국세청이 메리츠증권에 대한 비정기(특별) 세무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면서 증권업계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사진=메리츠증권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과세당국이 금융권에 대한 압박 수위를 올려가면서 그 여파가 증권업계로까지 번질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시작은 은행권부터였다. 지난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서울 중구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 본사에 인력을 보내 세무조사를 진행했다. 

하나금융에 대한 세무조사는 2022년 정기조사 이후 처음으로, 어느 정도 혐의 정황을 포착한 상태로 조사에 들어간 것이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원래 조사4국은 기업 탈세 의혹이나 비자금 조성 등 특별 사안을 주로 담당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러더니 지난 11일 똑같은 조사4국이 서울 영등포구 메리츠증권 본사에 조사요원을 투입해 회계자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며 파장이 더해졌다. 메리츠증권은 공격적인 투자은행(IB)·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업으로 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워왔지만, 지난 2024년에는 PF 대출연장 과정에서 수수료 과다수취 의혹으로 인해 금융감독원 현장검사를 받기도 했다.

메리츠증권에 대해서도 당국이 어느 정도 혐의점을 포착한 상태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모회사인 메리츠금융지주를 두고 증권사부터 조사하는 점이 그렇다. 심지어 이번 조사는 메리츠증권의 발행어음 인가를 앞두고 진행된다는 점에서도 더욱 의미심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별세무조사가 메리츠금융지주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 있다. 

증권업계의 경우 최근 코스피 지수 폭등과 증시 거래대금 폭증으로 인해 엄청난 수익을 내고 있다. 하지만 소위 말하는 '사회공헌' 측면에선 은행권이나 타 금융권 대비 취약하다는 평가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것도 사실이다. 

여기에 최근 들어 이재명 대통령이 꺼내든 '잔인한 금융'이라는 논리가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의 지지 발언으로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압박 수위가 올라간 꼴이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금융기관들이 돈 버는 게 능사라고, 그것이 존립 목적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 만큼 향후 세정당국의 칼날이 증권업계 전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어 보인다. 이번 메리츠증권 세무조사를 증권업계가 긴장감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이유다. 다만 압박 수위가 높아질 경우 업계 내에서 불만이 조성될 여지도 있다. 

예를 들어 지난 3월3일 제60회 납세자의 날에 NH투자증권·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화재해상보험·메리츠증권 등 4개 기업은 ‘국세 3000억원 탑'을 받았다. 고액 납세로 국가재정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셈이다. 네 곳 중 세 곳이 금융권 기업인데, 이번에 세무조사를 받는 메리츠증권이 그 중 하나라는 점이 눈에 띈다. 고액납세 포상을 받은지 3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세무조사를 받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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