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스윙·TAC 등 제한형 협력체 확산… AI 협력망 경쟁 본격화
정부도 앤스로픽과 협력 확대 타진… "정보 비대칭 대응 중요"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앤스로픽의 차세대 AI 모델 '미토스(Mythos)'를 계기로 글로벌 AI 경쟁 구도가 빠르게 달라지는 분위기다. 최근 글로벌 AI 기업들이 일부 기업·기관을 대상으로만 고성능 모델 접근 권한과 취약점 정보를 제한적으로 공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AI 업계에서도 사실상 '접근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 사진=픽사베이 제공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AI 기업들은 고성능 AI 모델이 가져올 수 있는 사이버 위협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제한형 협력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앤스로픽은 차세대 자율형 AI 에이전트 '미토스'를 중심으로 '프로젝트 글래스윙(Project Glasswing)'을 운영 중이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애플·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와 일부 정부 기관에만 접근 권한을 제한적으로 제공하며 취약점 정보를 사전 공유하는 방식이다.

오픈AI 역시 최근 GPT-5.5 기반 사이버 보안 협력 프로그램인 'TAC(Trusted Access for Cyber)'를 운영하며 유사한 움직임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 기술 협력 수준이 아니라 AI 시대 새로운 협력 질서 구축 움직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과거 생성형 AI 시장이 공개 경쟁과 빠른 확산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정보 공유 체계와 대응 네트워크 확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정부와 주요 기관을 중심으로 관련 대응 논의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외교부·국가정보원·금융위원회·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등과 함께 앤스로픽 측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AI·사이버보안 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는 한국 기업 및 기관의 글래스윙 참여 가능성과 취약점 정보 공유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부 안팎에서는 미토스 등장 이후 단순 모델 성능 경쟁만으로는 대응이 어려워졌다는 인식도 커지는 모습이다. 최근 과기정통부는 국내 기업과 협의 아래 앤스로픽의 '클로드 오푸스 4.7'을 활용한 모의 침투 테스트 결과 약 10분 만에 7건의 취약점이 발견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일반 공개되지 않은 미토스의 성능이 이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알려진 만큼 대응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성능 경쟁 넘어… AI 협력망 확보전 본격화

업계에서는 이번 미토스 쇼크를 계기로 AI 경쟁의 기준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초기 생성형 AI 시장이 GPU 확보와 서비스 확산 중심으로 움직였다면, 최근에는 위험 대응 체계와 정보 공유 구조까지 경쟁 요소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특히 글로벌 빅테크들이 자사 중심 협력 프로젝트를 구축하면서 향후 AI 산업이 '연결된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 글래스윙이나 TAC 같은 프로젝트는 단순 공동 연구를 넘어 취약점 정보와 대응 체계를 사실상 제한적으로 공유하는 구조에 가깝다는 평가다. 참여 여부에 따라 정보 접근 속도와 대응 역량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실제 참여 사례가 없는 상황이다. 정부는 앤스로픽 측과 실무 협의를 이어가며 협력 확대 가능성을 타진 중이지만, 미국 정부와 빅테크 중심 프로젝트 특성상 단기간 내 합류 여부가 결정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업계 안팎에서는 미국 정부가 보안상 이유로 해외 정부·기관 참여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가운데 국내 AI 업계에서는 단순 해외 프로젝트 참여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독자 AI 모델을 활용한 보안 특화 체계 구축과 함께 글로벌 협력망 참여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과기정통부 역시 최근 산학연 간담회에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의 보안 특화 AI 개발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단순 보안 이슈를 넘어 향후 AI 산업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AI 기업 영향력이 검색·챗봇·업무 생산성을 넘어 국가 인프라와 산업 안정성 영역까지 확대되면서 정부와 기업 간 협력 방식 역시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내 한 관계자는 "초기 생성형 AI 경쟁이 누가 더 좋은 서비스를 빨리 내놓느냐의 싸움이었다면 이제는 누가 더 빠르게 위험 정보를 확보하고 대응 체계에 연결되느냐의 경쟁으로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앞으로는 단순 모델 성능뿐 아니라 어떤 협력망에 연결돼 있는지가 AI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구조로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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