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OPI+특별보상' 유연성 강조… 노조 '영업익 15%' 제도화 요구
"고정비 부담에 따른 투자 위축 및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우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 절차에서도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두고 극명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경영 환경에 따른 '유연한 보상'을 강조하는 회사 측과 '영업이익의 15% 지급'을 명문화하려는 노동조합의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관철될 경우 기업의 미래 투자 동력이 상실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며 사측의 유연한 제도 설계가 현실적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 삼성전자 노사가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 사후조정 절차에서도 성과급 산정 방식을 두고 극명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경영 환경에 따른 '유연한 보상'을 강조하는 회사 측과 '영업이익의 15% 지급'을 명문화하려는 노동조합의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사진=미디어펜


◆ '유연한 보상' 사측 vs '15% 고정' 노조… 평행선 달리는 노사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측은 현행 성과급(OPI) 제도를 유지하면서 초과 성과분에 대해 특별포상을 결합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경영 실적에 따라 지급 규모를 조절할 수 있는 '유연성'에 방점을 둔 구조다. 특히 메모리 사업부 등 주력 부서에는 경쟁사 이상의 지급률을 보장해 실질적인 보상 규모를 확보하되, 업황에 따른 탄력적 운영권을 지키겠다는 취지다.

반면 노조 측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제도화를 요구하고 있다. 보상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일정 비율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서는 노조의 요구가 현실화될 경우 반도체 산업 특유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수적인 반도체 산업은 경기 변동성이 커 비용 구조를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성과급을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로 고정해 사실상 고정비화할 경우, 업황 둔화 시기에 미래 투자 여력을 위축시키는 경영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글로벌 테크 기업 중 특정 비율의 이익 배분을 명문화한 사례는 드물며, 이는 적자 전환 시 기업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 '보상 인플레이션' 확산 조짐…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경고'

삼성전자의 성과급 체계가 국내 산업계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는 점도 파장을 키우는 대목이다. 이미 카카오(영업익 10%), 현대차(순이익 30%), 삼성바이오로직스(영업익 20%) 등 산업계 전반으로 '이익의 N%' 요구가 확산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노조안을 수용할 경우 하반기부터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공공부문까지 과도한 보상 요구가 이어지며 '보상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시장 측면에서의 부작용도 거론된다. 대기업의 고정 비율 기반 성과급 체계는 중소·중견기업 및 협력사와의 보상 격차를 더욱 벌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결국 대기업으로의 인력 쏠림을 심화시키고 협력사의 경쟁력을 약화시켜 산업 생태계 전반의 건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 경쟁력과 산업 생태계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경직된 자동 배분 구조보다는 경영 여건과 투자 계획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제도 설계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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