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금융학회, STO·스테이블코인 정책 및 대응책 논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자산의 토큰화, 결제수단의 디지털화 등으로 급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더욱이 국회가 올해 1월 전자증권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통과함에 따라, 내년부터 STO 제도가 본격 시장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 STO와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앞두고 투자자보호 장치 및 통화정책과의 정합성 등에 대한 논의가 미흡한 만큼, 관련 정책을 더욱 보완하고 금융기관도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금융학회는 13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STO와 스테이블코인의 확산과 금융 경제의 변화 : 정책변화와 금융기관의 대응'을 주제로 정책심포지엄 및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 글로벌금융학회는 13일 오전 은행회관에서 'STO와 스테이블코인의 확산과 금융 경제의 변화 : 정책변화와 금융기관의 대응'을 주제로 정책심포지엄 및 학술대회를 개최했다./사진=미디어펜 류준현 기자


이날 개회사를 맡은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 회장은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은 자산의 토큰화, 디지털 결제수단의 발전, 그리고 분산원장 기반 금융 인프라의 등장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법제화된 토큰증권 제도는 부동산, 미술품, 지식재산권 등 다양한 자산을 조각 투자 형태로 유통함으로써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국민과 기업들에게 새로운 자금 조달과 투자기회를 확대해 줄 것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 회장은 토큰증권과 스테이블코인의 도입을 앞두고 정책적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오 회장은 "(토큰증권 법제화가 진전됨에 따라) 발행·유통 제도와 투자자보호 장치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며 "(스테이블코인은) 발행 주체, 이용자 보호 및 통화정책과의 정합성의 관점에서 신중히 논의돼야 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어 "불과 몇 년 전 특금법 개정 시 극소수의 가상화폐거래소가 급격히 부상하며 자금 쏠림 현상이 일어나 수많은 중소거래소와 관련 기업이 사라졌다"며 "법규정과 제도 시행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기준은 공정성이다"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 준비금으로 가치 고정(상환) 구조를 전제로 하는 자산이다. 테더(USDT)·USD코인(USDC) 등이 대표적인 예로, 미국 달러화나 유로화 등의 전통 화폐와 동일한 가치로 거래된다. 현금과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만큼, 투자의 개념보다 통화 가치의 안정과 결제·이체·유동성 효율을 주 목적으로 한다. 

반면 토큰증권은 주식·채권·부동산·지분 토큰 등 실물 자산의 소유권을 '블록체인 토큰(디지털화)'의 형태로 거래하는 것을 뜻한다. 많은 투자자들이 소액으로도 미술품·지적재산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게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스테이블코인과 STO가 지향하는 가치가 다른 만큼, 관련 규제도 다르게 적용해야 하는 셈이다.

축사를 맡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STO는 자산의 발행과 유통 구조를 바꾸고 있고, 스테이블코인은 결제와 송금, 정산의 방식을 바꾸고 있다"며 "결국 이 두 흐름은 따로 가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금융이 어떤 인프라 위에서 작동할 것인가라는 하나의 질문으로 만나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STO와 스테이블코인이 해결해야 할 당면 과제도 언급했다. 민 의원은 "(STO의 핵심은) 앞으로 발행 그 자체보다 유통의 신뢰, 가치평가의 기준, 투자자 보호, 그리고 시장 참여자의 충분한 유동성을 함께 만들어내는 일"이라면서 "한국도 원화 기반 디지털 결제 인프라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그리고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연계해 어떤 질서를 만들 것인지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금융권에도 새로운 금융모델을 만들어야 할 때라며 능동적인 행보를 요구했다. 민 의원은 "(금융기관은) 자산의 디지털화, 수탁과 신탁, 유통 인프라, 준법 체계, 결제와 정산의 연결까지 함께 고민하는 시장 설계자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수준을 넘어, 변화하는 시장 질서에 맞는 새로운 금융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우리나라가 STO와 스테이블코인 활성화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명하는 시간도 가졌다.

윤성관 한국은행 디지털화폐실 실장은 국내 디지털자산 인프라의 발전 방향으로 △결제리스크 관리 △이용자 편의성 △대외 플랫폼과 연계 등을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종섭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는 CBDC·예금토큰·민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결합하는 '한국형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안했다. 은행 중심의 금융 구조, 국채 기반의 담보 시장, 플랫폼·콘텐츠 산업 등 우리나라의 고유 강점을 결합해 새로운 플랫폼 인프라를 설계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승준 변호사(한국벤처시장연구원 연구위원)는 스테이블코인의 증권결제에서 발생하는 법적 쟁점과 결제수단 진화에 따른 인프라의 단계적 변화를 다뤘다. 

김완성 코스콤 디지털자산사업부 부서장은 토큰증권 인프라의 본질이 '권리-원장(권리·거래 기록 및 공유)-결제 구조의 재설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계적으로 결제구조를 전환하되, 장기적으로 다양한 결제레일을 함께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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