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이기주의③] 날개 달아 준 노란봉투법...국민 갈등 부르는 '악법'
수정 2026-05-13 13:51:56
입력 2026-05-13 13:26:05
박준모 기자 | jmpark@mediapen.com
노조의 무리한 성과급 요구에 사회적 비판 확산
해외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투자 계획 등 고려해야
결국은 노란봉투법 부작용…재계 “노조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해외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투자 계획 등 고려해야
결국은 노란봉투법 부작용…재계 “노조에 대응할 수 있어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주요 대기업 노조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시선도 부정적이다. 노조의 요구가 사회적인 통념을 벗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노조 내부에서도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노조의 요구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보완이 시급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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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주요 대기업 노조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노란봉투법을 보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민주노총이 투쟁 선포대회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 ||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정부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사후조정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성과급을 놓고 사측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오는 21일 총파업이 현실화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노조의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반도체가 호황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한 성과급 요구와 이에 따른 총파업 움직임이 대외 신뢰도와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고객사와 투자자들이 공급 안정성과 경영 안정성을 중요하게 보는 상황에서 노사 갈등 장기화는 기업 이미지 실추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도 흔들 수 있는 위험 요소다.
노조에 대한 비판은 삼성전자 주주들도 동참했다. 삼성전자 주주행동 실천본부는 노조의 파업을 규탄하면서 긴급호소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명분 없는 파업을 자행하려는 삼성 노조의 행태에 국민과 삼성전자 주주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노조는 파업을 철회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전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반발이 나오고 있다. 반도체 부문 성과급 투쟁에만 집중하고 있어 전체 구성원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에서 이탈했으며, 초기업노조 내에서도 가전·모바일 부문 직원들은 탈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적으로도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처우를 받는 상황에서 무리한 파업까지 불사하는 것에 대해 지나친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특히 경기 둔화와 고물가로 어려움을 겪는 일반 국민들과 중소기업·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상대적 박탈감까지 커지는 분위기다.
산업계 관계자는 “노조 내부에서도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데 어떻게 국민들의 사회적인 지지를 얻겠느냐”며 “반도체 산업이 국가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이 아니라 사측과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상생의 지혜를 보여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해외는 주식 보상으로 ‘주인 의식’ 고취
해외 사례와 비교해도 국내 노조의 요구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물론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노조도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선진국 기업들도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영업이익의 특정 비율을 주는 경우는 드물다.
미국 반도체 회사인 마이크론은 성과급을 개인별 성과를 평가해 지급하는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상한선도 두고 있다. TSMC도 연간 이익의 1% 이상을 성과급 재원으로 활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향후 투자 계획 등을 고려해 이사회가 성과급 규모를 정한다.
또 현금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게 아니라 주식으로 보상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구글, 애플, 엔비디아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조건부 주식보상(RSU)나 성과연동 주식보상(PSU)을 지급해 임직원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 가치에 몰입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근로자가 단기적인 현금 보상에 매몰되지 않고 주주로서 기업과 운명 공동체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것으로, 노사 간의 이해관계를 일치시키는 장치로도 작용한다.
이에 재계 내에서는 우리나라도 성과급 지급에 대한 ‘합리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이익의 몇 퍼센트를 나누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의 향후 투자 계획과 산업 특성, 미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단체 한 관계자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가 지속될 경우 기업은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사회적 고립은 심화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노조 스스로가 기업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노란봉투법 후폭풍…“보완 서둘러야”
재계에서는 노조가 경영권을 위협할 정도의 고강도 요구를 쏟아낼 수 있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노란봉투법’을 꼽는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조 쪽으로 힘이 쏠리면서 노사 간 힘의 불균형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쟁의 행위에 대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가 무력화되면서 노조가 파업을 무기로 협상력을 갖게 됐고, 이것이 결국 무리한 성과급 요구까지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게다가 하청노조들의 원청을 상대로 한 교섭 요구까지 겹치면서 국내 기업들들의 경영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재계 내에서는 노란봉투법 보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불법 쟁의 행위가 늘어날 수 있으며, 하청노조들도 파업을 강행할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산업 전반의 공급망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사용자성에 대한 개념을 보다 명확히 규정해 기업들이 법적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한 불법 파업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을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게 되는 현행 구조는 공정하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쟁의행위에 따른 책임과 손실 부담이 균형 있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나아가 노조의 파업권에 대응할 수 있도록 ‘대체근로 허용’ 등의 제도적 보완도 함께 논의돼야 한다 주장이다.
재계 관계자는 “노란봉투법을 무리하게 추진한 후폭풍이 산업 현장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보완하지 않고 이대로 방치한다면 국내 산업 현장은 분규가 끊이지 않으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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